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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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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Oct 25. 2022

이게 마라 전골인가?

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이게 마라 전골인가?


'마라탕' 길에 들어선 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다. 여자 친구 손에 이끌려 간 곳에는 처음 맡은 향으로 가득한 가게였다.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추천하는지, 얼마나 대단하기에 인기인지 궁금했다. 매콤하고 알싸한 맛이 처음에는 낯설었으나, 이제는 이따금씩 생각나는 맛이 되었다. 이제는 단골 마라탕, 훠궈 가게가 있을 정도다.


얼마 전 여자 친구는 또 따른 메뉴를 추천한다. 마라 전골! 그녀 추천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날짜를 잡아갔다. 퇴근시간은 어디든 막힌다. 맛집이니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 안절부절못하며 갔다. 


(좌) 막히는 도로, (우) 용용선생


능숙하게 주문하는 그녀. 마라 전골, 달걀 볶음밥, 깐풍기. 주문 후 얼마 뒤, 내게는 낯선 음식이 생경한 모습으로 놓였다. 익숙한 달걀 볶음밥과 깐풍기를 먹고 있으니, 산처럼 우뚝 솟은 고기 산은 점차 내려앉았다. 조금 더 시간이 자나니 마라탕이라는 익숙한 녀석으로 모습을 바꾼다.


(왼쪽) 달걀 볶음밥, (가운데) 마라전골, (오른쪽) 깐풍기


정말 맛있다는 소리를 열 번은 한 것 같다. 그렇게 빠르게 먹었다. 알싸한 맛은 여전했고, 매콤한 맛은 강렬했다. 건더기가 줄어들 때쯤, 여자 친구는 더 맛있는 것을 보여주겠노라며 추가 주문을 한다. 이번에는 중화면. 다 먹었다. 처음에 낯선 음식이었으나, 이내 익숙해졌다.


마라 전골



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모든 일에는 낯선 단계가 있다. 마라탕도 마라 전골도 그랬던 것처럼. 시도하지 않으면, 낯 선일은 여전히 낯 선일이 된다. 낯선 일에서 벗어나려면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시도해야지 비로소 알게 된다. 이게 나와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 


만일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마라탕이 낯선 상태로 있으며, 그 중국음식? 이라며 고개를 돌렸을 테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낯선 건 피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한 번은 시도해보라는 일이다. 그렇게 시도해보고 나와 맞이 않는다면, 다른 낯선 것을 찾으면 될 테다. 시도는 낯선 일 중 내게 맞는 일을 찾는 과정이다.


내 취향을 찾아가는 일을 도와주는 그녀에게 고맙다 해야겠다.


우리 마라 전골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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