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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Oct 26. 2022

역대급 체급 차이, 모두가 놀란 결과!

포기하지 않은 선수 정윤

역대급 체급 차이, 모두가 놀란 결과!

여자 친구가 동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씨름 경기. 지금은 그 인기가 사그라든 씨름 경기를 왜 공유했나 싶었지만, 재생해 보았다. 작은 체구의 학생과 100kg이 넘어 보이는 학생의 씨름 경기이었다. 상대가 될까 싶었다. 시작과 동시에 작은 체구의 학생은 나무에 매달린 매미가 되었다.


상대가 되지 않는 경기였다. 체급 차이가 이렇게 나는데 어떻게 경기가 시작되었나 라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힘과 체중이 막강한 선수가 작은 체구의 선수를 바닥에 꽂았다. 이게 웬일. 작은 체구의 선수는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기술을 걸었다.


큰 체구의 선수가 기우뚱한다. 영상을 보는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해설자는 되치기라는 기술을 설명한다. 스포츠의 재미다. 뻔한 것처럼 보이는 결과가 뒤집어질 때 쾌감이 있다. 결과를 뒤집은 작은 체구 선수의 이름은 정윤이다.


정윤 선수를 응원했다. 상대 선수의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한도경. 한도경 선수는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씨름장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된다.


한도경 선수는 자신의 체중과 힘을 앞세운 기술을 다시 시도했다. 연속되는 들배지기에 정윤 선수는 땅에 몸이 닿고 말았다. 그렇게 패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대결. 한도경 선수는 밀어 치기와 잡치기를 연속해 기술을 걸고는 바로 들배지기로 정윤 선수를 들었다. 이때 나는 경기가 이대로 끝나겠거니 생각했다. 정윤 선수는 침착하게 한도경 선수에게 바짝 붙어있다. 한도경 선수가 정윤 선수를 꽂는 순간 안다리로 함께 넘어졌다.


경기가 한도경 선수의 승리로 끝나는 것 같았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정윤 선수 측 감독. 느리게 보니 한도경 선수의 손이 먼저 닿았다. 나도 모르게"와~"라는 소리가 나왔다. 정윤 선수가 이긴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정윤 선수


경기가 끝난 정윤 선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퇴장하며 감독과 함께 인사한다. 기특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정윤 선수는 승승장구했고 대회 3위로 마친다. 이어지는 인터뷰 영상에서는 쑥스러워하는 초등학생이 보인다.


체급 차이가 난 선수와 경기는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윤 선수는 담담히 답했다.


"이길 줄 몰랐어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하다 보니까 할만해서 이긴 것 같아요."


영상을 다 보고는 여자 친구에게 이 선수 대단하다고 답했다. 어떤 상황이라도 포기하지 않은 정윤 선수.


우리도 이따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목표를 마주하곤 한다. 그리고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일들과 겨루기도 한다. 아무도 우리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 하고, 모든 이가 실패를 이야기하고 포기를 예상하는 일.


그런 일을 마주하면, 정윤 선수의 말을 기억해야겠다.


"긴장은 많이 했는데 하다 보니까 할만해서 된 것 같아요."



P.S.

한도경 선수도 열심히 하셨고, 최선을 다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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