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밥을 아시나요?

서로 눈을 보며 웃는 시간

by Starry Garden
양밥을 아시나요?


양밥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양밥: 전통적인 민간처방으로 액막이 방법의 하나로 예방 방법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며 방술이나 술법이라고도 함 <한국 민속 대백과사전>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 내려오는 양밥이 하나 있다. 바로 다래끼(맥립종) 치료법(?)이다. 치료법이 내려온 이유는 유전처럼 다래끼가 자주 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 일 년에 서너 번은 양쪽 눈을 오가며 존재감을 보인다.


다래끼가 나면 바로 아버지를 찾아 양밥을 실행한다. 바로 발바닥에 글을 쓰는 일이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다래끼가 난 눈을 확인한다. 양발에다가 한자를 적어 넣는다. 다래끼가 위쪽에 나면 천평(天平), 아래에 나면 지평(地平)을 쓴다. 반대 발에는 반대 글자를 쓰면 된다.


예를 들어, 오른쪽 위에 다래끼가 났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오른쪽 발바닥에 천평(天平)을 쓰고 왼쪽 발바닥에는 지평(地平)을 쓴다. 그러고 2~3일 후에는 다래끼가 없어진다.


효과는? 이런 말 하기 민망하지만, 있는 것 같다. 그 일을 할 때마다 여자 친구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나을 때가 되었으니 낫겠지?"라 한다. 과학을 공부하는 나로서도 이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연이라 할지라도 2~3일 후에는 낫는다.


어김없이 다래끼가 나면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는 웃으시며 사인펜을 들고 오신다. 그리고 눈을 쓱 보시고는, 기를 불어넣으며 발바닥에 글을 적어 넣으신다. 나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꺄르륵 웃는다. 그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웃으시며, 가만히 있으라 하신다.


서로 눈을 보며 웃는 시간


양밥은 효과가 어떤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와 내가 웃을 수 있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 아버지와 아들이 발바닥을 만지며 웃을 수 있을까? 양밥을 빌미로 함께 앉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발바닥에 글을 쓰며, 웃는 이 양밥이 좋다.


다래끼는 또 날 찾아올 것이다. 그럼 나는 아버지를 찾아야겠다. 아버지와 눈을 바라보고, 발바닥에 글을 쓰며 웃는 기회가 될 테니.



한 줄 요약: 집에 내려오는 양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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