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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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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Nov 02. 2022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똑똑똑, 거기에 갇혀 있나요?

똑똑똑, 거기에 갇혀 있나요?.


외출을 했다. 구성원은 동생, 어머니 그리고 나. 은행 업무도 보고, 시장도 가고, 세탁소도 가는 일정이었다. 돌아다니다 생각나는 것을 메모하고, 카카오톡과 메일로 온 연락에 답하며 걸었다. 하나의 일에 집중하면 다른 일을 잘못한다. 


동생과 어머니 등만 슬쩍슬쩍 보며 걷고 있는데, 동생이 갑자기 물어본다.


"그래서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으니 어머니와 동생은 웃는다. 동생이 한마디 한다. 


"똑똑똑, 거기에 갇혀 있나요? 어서 나오시길 바랍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볼 일을 다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옛날 광고 카피가 떠올랐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한석규와 스님이 대나무 숲을 거니는 광고다. 검색해보니 전체 문장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였다.


사실 급한 일이었을까? 카카오톡에 답하고, 이메일에 답장하는 일이? 아마 아니었을 테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보다 중요한 시간이었을 테다. 종종 우리는 앞에 있는 사람을 두고 휴대폰에 갇혀 산다. 그 속에서 나와 사람과 이야기해야겠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한 줄 요약: 다른 세상과 만날 땐 잠시 꺼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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