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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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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Nov 22. 2022

아버지가 블루베리 잎을 가져온 까닭.

낭만이 있다

아버지가 블루베리 잎을 가져온 까닭.


아버지께 퇴근하셨다. 인사하러 나가니 손에 무언가 들려있다. 신경 쓰지 않았다. 인사를 하고 부엌에 가서 물 한잔 먹고 나왔다. 식탁에 붉은색 잎이 놓여있다.


"아버지 이거 뭐예요?"


아버지는 휴대전화를 보시면서 말씀하셨다. "블루베리 잎이야. 1층 어르신 정원에서 가져왔어"


블루베리 잎이 붉은색이라는 것도 모르는 나는 놀라며 그 잎을 들었다. 그리고 눈치 없이 한 번 더 물었다.


"왜 가져오셨어요?"


휴대전화를 내려놓으시고 윗 옷을 벗으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낭만이 있잖니."


아! 아버지에게 뒤늦게 가을이 찾아왔나 보다.


낭만이 있다.


낭만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러한 분위기
-표준국어대사전-

*비슷한 단어: 환상, 감상, 정서


아버지는 어떤 하루를 지내실까? 분명 전투 같은 현실이 힘드셨을 테다. 그러한 현실에서 잠시 떠나고 싶으셨을까? 아버지의 분위기는 무척 낭만적이었다. 지독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환상적인 곳으로 잠시 다녀오실 때 가져온 붉은색 블루베리 잎이 소중하다.


집을 나서며 그 나무를 봤다.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하며 마음으로 소곤거렸다.


"아버지에게 낭만을 선사해줘서 고맙다."


아버지에게 낭만을 선사한 블루베리 나무



한 줄 요약: 현실을 잠시 떠날 낭만을 찾아보자.



P.S.

혹시 블루베리 잎이 가을이 되면 붉은색이 된다는 사실 모두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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