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서를 이해하자.
모든 일에는 청구서가 있다.
반갑지 않은 청구서가 있다. 바로 카드 청구서. 한 달에 한 번씩 매달 받지만, 여전히 어색하고 친해지질 않는다. 그렇게 열어본 청구서는 지난날을 반성하게 한다. 무엇이 문제였나? 항목을 찬찬히 살펴보다 접는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쓸 때는 모르지만, 청구서를 받을 때만 반성하는 반복.
청구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모든 일에는 청구서가 있는 것 같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금 내가 공부를 한다면, 성적이라는 청구서가 또는 합격이라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운동을 한다면 건강이라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독서를 한다면 사유라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글쓰기를 한다면 기억이라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사진을 찍는 다면 추억이라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좋은 청구서를 받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내가 한 일과 관계없이 좋은 청구서가 오기도 하고 나쁜 청구서가 날아오기도 한다. 이때는 세상을 탓하고 원망해야 할까? 아니면, 나는 무척 운이 좋은 사람이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야 할까?
모든 일에 있을 청구서에 대한 생각을 정원에다가 싶어둔다.
청구서를 이해하자.
부쩍 자라난 청구서 이야기에 두 개의 열매나 났다.
'청구서를 생각하며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청구서를 생각하며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현재에 내가 한 행동이 청구서로 날아들 것이다. 그리고 받아 든 청구서를 보며 고민해야 한다.
뜻밖의 좋은 청구서가 온다면, 그건 후불제일 테다. 우선 좋은 일을 받았으니,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니 준비해야 한다. 좋은 청구서에 맞는 일을. 뜻밖의 나쁜 청구서가 온다면, 그건 선불제일 테다. 우선 나쁜 일을 받았으니, 미리 반성할 기회가 된다.
지금 하는 행동이 바로 청구서로 날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참 뒤에, 잊혔다가 돌아오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다. 대가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바로 청구서가 오지 않기 때문이지, 사라지지는 않는 일이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반드시 청구서로 날아들 것이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받아 든 청구서를 보고는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청구서를 받았다면, 어떤 일을 했기에 받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나쁜 청구서를 받았다면, 어떤 일을 했기에 받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해되지 않는 좋은 청구서에는 스스로를 경계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해되지 않는 나쁜 청구서에는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경고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청구서에 대한 열매를 따서 까 보니 씨앗처럼 두 개의 단어가 남는다.
현재 그리고 반성
오늘도 내 손에는 청구서가 들려있다. 내일 받게 될 청구서를 쓰고 있다.
한 줄 요약: 모든 일에는 청구서가 있다. 내가 할 일은 현재에 집중하고, 반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