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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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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an 06. 2023

매년 크리스마스가 즐거운 이유.

매년 다른 색을 칠합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즐거운 이유.


여자 친구를 만나 특별해진 날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간에는 캐럴이 차에서 울려 퍼진다. 우리는 서로에게 보낼 편지를 준비하고, 선물을 고민한다. 매년 편지에 적히는 내용은 달라지고, 선물은 변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의식을 거행하 듯, 두 가지 일을 한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본다. 올해는 마라통삼겹구이, <나이브스 아웃: 글라스 어니언>.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의식이 끝나면 준비된 선물과 편지를 교환하는 것으로 크리스마스 행사를 장식한다. 몇 번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다른 선물, 다른 편지가 매년 내게 남았다.


여자 친구가 준 선물은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내용이 다른 편지를 시간이 지난 지금 가만히 보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서로 다른 삶을 살다, 하나의 삶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는 날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깊게 엉킨다. 이제는 서로의 추억이 서로를 강하게 묶어내고 있다.


이제는 지난 크리스마스를 추억하는 일로도 즐겁다. 지금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일도 즐겁다. 곰곰 생각하게 된다. 크리스마스가 갈수록 즐거워진 이유가 무엇일까? 정원에 심어둔 이야기가 무럭무럭 자라났다. 연말이 되니, 열매를 맺고 나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시간이라는 녀석이 같은 날에다가 다른 색으로 칠한 덕분이다.


올해 칠해진 색깔


매년 다른 색을 칠합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날도, 어떤 날은 무척 다른 기분으로 다가온다. 같은 날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같은 날에 다른 색이 칠해진 일 때문이리라. 당시에 마음의 색으로 그날을 칠한 덕분이다.


여자친구는 나를 위해 가방을 짐을 편하게 들고 다니라는 마음을 담아 색칠하고, 나는 편지에 실링왁스를 찍으며 나만의 색을 전한 것이다. 매년 다른 색을 칠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갈수록 색이 섞여 새로운 색과 빛을 낸다. 그렇게 크리스마스에는 여자친구와 내가 만든 독특한 색이 진하게 빛을 낸다.


어느 누구와도 만들 수 없는 색이 만들어지니, 다른 날도 찾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만든 색은 무엇일까?

친구와 만든 색을 무엇일까?


많은 기념일이 있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는 날이다. 이제는 그냥 그저 그런 날, 그리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날,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날이라고 취급하며 넘어가지 않으려 한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그날에 서로 색을 칠하고 싶다. 그렇게 어떤 색이 만들어질지 궁금하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어떤 색으로 변할지 궁금해하며 말이다. 글을 쓰다 보니, 많은 작가님들과 함께 색을 칠해가는 지금도 어떤 색을 만들어 갈지 궁금하다.  


매년 나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날이 소중하다.



한 줄 요약: 매년 다른 색을 칠하며, 나만의 색, 우리 만의 색을 만들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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