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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an 25. 2023

받은 세뱃돈, 드린 용돈.

의좋은 가족?

받은 세배 돈, 드린 용돈.


설날이 되면 부모님께 세배를 드린다. 매일 보는 사이지만, 의식과 같은 세배를 꼭 드린다. 인사를 받으시며 활짝 웃으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할 때마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커진다. 올해도 아침에 세배를 드리겠노라고 말씀드리니 자리를 잡으셨다.


평소와 다르게 이번에는 용돈을 준비해 봤다. 노란색 봉투에 자그마한 돈을 준비해 넣었다. 돈에 대한 욕망이 이때만큼 커지는 날이 없다. 많이 드리고 싶지만, 여의치 않으니 마음이 불편하다. 처음 드린 용돈이라 어머니도 아버지도 무척 놀라신 모양이다. 성공이다.


아버지도 미소를 지으시며 봉투를 건네신다. 다 큰 아들을 위해 세배 돈을 준비하신 모양이다. 웃으며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덕담을 다시 한번 주고받았다. 기분이 좋다. 


조용히 내 방에 와서 금액을 확인한다. 그리고 웃었다. 내가 드린 액수와 같았다. 


번뜩이며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의좋은 형제" 단어를 바꿔 본다.


"의좋은 가족"


드린 용돈


의좋은 가족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이가 좋던 형제가 있다. 형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었고, 동생은 혼자 살고 있다. 가을에 추수를 했다. 집에 일 년 동안 지낼 쌀이 있던 모양이다. 동생은 돌봐야 할 사람이 많은 형이 걱정이 돼 밤에 쌀을 옮겨 놓았다. 형은 미래가 창창 동생에게 도움이 될까 해 쌀을 옮겼다.


서로의 쌀이 그대로인 것이 이상했을 텐데. 그 상황이 반복되었다. 드라마라면 만나야 제 맛이다.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이야기가 탈무드에도 있다고 하니, 전 세계에 비슷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한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났다. 서로 주고받은 돈이 같으니, 무슨 의미인가 싶다. 하지만, 주고받아 보니 아니다. 돈은 그대로일지 모르지만, 서로의 마음은 오고 갔다. 주고받은 마음은 그대로 남았다. 내 마음이 부모님에게 갔고, 나도 부모님 마음을 받으니 두 배가 되었다. 


큰돈이 아니지만, 준비한 마음을 알아주시고 기뻐해 주시는 부모님. 아직도 다 큰 나를 돌봐주시는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마음을 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의좋은 가족이라 행복하다.



한 줄 요약: 마음을 주고받으면 두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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