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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an 31. 2023

공무원이 영혼이 없는 이유.

자신의 영혼을 다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영혼이 없는 이유.


친구 중 여럿이 공무원이다. 환경이 주로 제재를 축으로 하니, 공무원으로 가는 경우가 잦다. 주말에 공무원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친구 목소리 보다 요란한 소리가 먼저 들려온다. 


"어디냐?"


"현장!"


아침 일찍 전화를 해도, 주말에도 반복해 주고받는 대사다. 친구는 환경연구사다. 연구사는 연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다른 공무원과 다르게 친구는 연구도 하고 일반 업무에도 참 바쁘다. 실험을 하니, 주말도 공휴일도 없다. 그래서 전화만 하면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현장이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친한 후배도 환경연구사다. 참 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 친구다. 자기 계발에 게으르지 않으니,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할 것 같은 그런 친구다. 최근에 그에게 부서 이동이 있었다. 무척 빠른 시간에 적응하고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가끔 만나는데, 여전히 노력 중인 모습이 보였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철밥통'이라는 비난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하겠다. 내가 본 공무원인 친구들은 참 열심히 살아가고 일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보지 않지만, 묵묵히 말이다. 다만, 가끔 영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땐 너무 힘들어 보일 때다.


아! 공무원이 영혼이 없는 이유를 알겠다.

자신의 영혼을 다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혼을 다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냥"이라는 건 없다. 우리나라가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이 아무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은 거대한 우리나라 곳곳에서 유지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가장 대표적이다. 환경 사고가 나지 않을 때, 사람이 있는 지도 모른다. 공무원들이 끊임없이 확인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지 않으니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다른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그들이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소방관이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그들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때로는 영혼을 갈아 넣어 빈틈을 채운다. 그래서 영혼이 없어 보인다. 그들이 채운 빈틈 덕분에 우리는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고, 위험한 순간에 나를 구출할 경찰을 찾을 수 있으며, 불이 난 순간에 소방관을 찾을 수 있다. 


몇몇 공무원 이탈로 영혼을 갈아 넣는 공무원이 욕먹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 친구들이 고생을 하는 것을 보니, 다른 공무원들도 모두 자기 자리에서 보이지 않게 틈을 매우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커진다. 


공무원이 있기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빈틈이 채워진다.



한 줄 요약: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P.S.

영혼을 갈아서 빈틈을 채우시는 모든 공무원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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