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자 아끼지 말고 마음껏.
나는 자린고비이고, 스크루지 영감이었다.
표현에 인색했다. 자린고비이고, 스크루지 영감이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이면 더 하다. 마음에서 조그마한 소리를 찾아 표현하지 않은 일을 정당화한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알 거야. 그들은 나와 가까우니까.'
사실일까? 물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마음으로 눈짓으로 몸동작 하나로 마음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말없이. 하지만, 모두 전달될까?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하지 않으므로 짐작하며, 오해가 시작되고, 관계에 금이 간다. 그렇게 표현하지 않으니 표현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악순환이다.
말하지 않는 쪽에서는 가까운 당신이 내 마음을 모른다는 사실로 놀라거나 서운해한다. 말을 듣지 못한 쪽은 지레짐작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만다. 오해한다. 서로가 부딪치고 나서야 표현하지 않으므로 만들어 내는 거리를 실감하게 된다.
또, 참 많은 마음이 전달되지 못하고 놓친다. 놓친 마음만큼 거리는 조금씩 멀어진다. 멀어진 거리를 좁히는 일에는 더 많은 시간과 힘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결국 좁혀지지 못하고 관계가 부서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표현하기를 어색해하며 되뇐다. 그리고 회피한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알 거야. 그들은 나와 가까우니까.'
소리치고 싶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표현하자. 마음껏. 아끼지 말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초코파이 정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맞다.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가깝다고, 나를 잘 안다고 해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아니다. 사실 가까울수록 더 자주 말하고 표현해야 한다. 서로를 맞추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물론, 말하지 않아도 아는 일이 있다. 가까우니까, 서로와 지낸 시간이 기니까. 있다 하더라도 말하고 표현해야 한다.
혹시나 말하지 않으므로 놓칠 수 있으니.
놓치는 일들이 우리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테니.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지지 않게 될 테니.
표현하지 않으므로 후회할 수 있으니.
다시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
표현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물 쓰듯 펑펑.
표현하자. 가까울수록.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것이 있더라도, 표현하지. 표현에 주저하지 말자. 혹시나 놓칠 수도 있는 일이 있으니.
한 줄 요약: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 있긴 하다. 그래도 표현하자, 혹시나 놓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