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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Feb 14. 2023

나무에는 나이테, 사람에는 생각테.

시간이 만들어내는 생각 테두리.

나무 나이테.


나무는 성장 흔적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바로 나이테. 흔적이 모여, 나무 성장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이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색도, 너비도 참 다르다. 나이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뜬금없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내 호기심을 가득 채워 주시는 검색엔진을 눌러 '나이테'를 검색해 본다.


나이테
나무의 줄기나 가지 따위를 가로로 자른 면에 나타나는 둥근 테. 1년마다 하나씩 생기므로 그 나무의 나이로 알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나이테가 일정하지 않고 차이를 만드는 건 계절이 주는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빛이 강하고, 온도가 높은 여름에는 빠른 속도로 자라나 나이테는 넓고, 색이 옅으며 부드럽다. 가을부터 온도가 낮아지고, 빛이 비치는 시간도 줄어드니 나이테 두께는 줄어들고 색은 짙어지며 단단해진다.


하나의 테에서도 서로 다른 단단함과 색을 띤다. 또, 해마다 다를 수도 있다. 빛이 유난히 화사하고 온도가 높은 해. 그럴 땐 다른 테보다 크고 부드럽다. 어떤 해는 유난히 험난하다. 비도 조금 오고, 평균 온도가 낮다. 그럼 다른 나이테 보다 좁고, 진한 색을 보이며 단단하다.


이런 이유로 나이테는 열대 지방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 자주 발견된다. 나이테는 환경을 견뎌내는 나무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록지다. 곰곰 생각해 보니 우리에게도 환경을 버텨내며 남은 흔적이 있다.


바로 생각 테두리, 생각테.


나무에는 나이테, 사람에는 생각테.


생각에도 나이테가 있다. 바로 생각테. 환경에 따라 조건에 따라 남긴 흔적이 다르다. 나무처럼 그 흔적을 한 번에 볼 수 없지만, 말과 행동이 나이테처럼 흔적을 보여준다. 혹시 글을 꾸준히 쓴 사람이라면 글로 생각 테두리가 보이기도 한다. 바로 생각테


혹시 어린 시절 일기장을 본 적이 있을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척 다르다. 꾸준히 일기를 쓰신 분들은 자신이 변화하는 사실을 지난 기록으로부터 알 수 있다. 마치 나무 단면을 보듯 자신의 생각 테두리, 생각테를 알 수 있다. 힘들 날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평안한 날들도 부드러운 마음을 만들어 내곤 한다.


그렇게 기록되고 기억되는 나는 조건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장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생각 테두리를 커지고, 생각테는 점점 커진다. 충분히 커진 생각 테두리는 나를 보호한다. 지난 환경을 견딘 덕분에  넓어진 생각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견뎌낸다. 스스로를 지켜주는 생각테.


내 생각테는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단단함도 다채롭다. 그리고 커져있다. 생각이 넓어진 만큼 이해하는 너비도 무척 널찍하다. 폭넓은 생각테로 많은 이들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어떤 경우는 공감으로 그들 마음 한 조각을 알아내기도 한다. 내 생각테에 있던 비슷한 너비, 비슷한 색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신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라고 위로가 되길 바라며. 위로가 되는 생각테.


생각테는 지난 나를 보여주는 흔적.

생각테는 나를 지켜주는 단단함.

생각테는 상대를 이해하는 너른 품.



한 줄 요약: 그대의 생각 테두리, 생각테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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