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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Feb 13. 2023

MZ를 나누는 일이 의미 있을까?

사람은 복잡하다. 하나로 말할 수 없다.

MZ를 나누는 일이 의미 있을까?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이하 서일페)에서 던진 MZ 세대에 대한 생각이 여러 글감으로 퍼져나갔다(<MZ가  "아~ 진짜요?"를 외치는 이유>). 연구를 하며 길러진 버릇이 있다. 궁금하면 정의를 찾아보는 일이다. 정의는 경계를 의미하고, 경계를 알게 되면 환하게 보이기 한다. MZ 세대 정의를 찾아봤다.


MZ 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정의를 활자로 보니, 확실하게 느껴지는 바가 있다.


"너무 긴 시간을 묶는다."


세대를 검색해 봤다.

세대
1.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30년 정도 되는 기간.
2.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아마 MZ 세대를 묶은 이유는 1번 뜻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왜 MZ 세대를 보며 너무 긴 시간을 묶어 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50년 전에 1년의 변화량과 지금의 1년 동안 변화는 양은 비교할 수 없다. 기술도, 의식도, 문화도, 사회도 말이다.


휴대전화도 2년이면 바꿔야 하고, 어제 유행하던 제품이 어느새 구닥다리가 되어 저 뒤로 밀려가기 일쑤다. 빠른 변화를 30년이라는 세대로 묶어내니, 너무 긴 시간을 묶는 듯 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나는 M세대 중간에 있다. MZ 세대로 보면 끄트머리를 차하고 있다. 그럼 함께 묶인 Z세대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안다고 할 수 있다. 동생과 여자친구가 Z 세대에 한가운데 있으니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흐릿하게 느낀다.


또, 학교에서 오래도록 공부를 하다 보니, 많은 Z 세대와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 생각을 나눌수록, 다른 세대와 나누고 MZ세대를 묶어 내는 일에 의문이 커진다. 그들과 나는 같은 세대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모든 Z 세대끼리, M 세대끼리 이야기가 잘 통할까? 그것도 아니다. 물론 같은 시대를 공유했으니,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가 많기는 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같은 세대인가 싶을 정도로 생각 격차가 보이기도 한다.


이따금 X 세대, Y 세대 또는 베이비 부머 세대와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도 있다. 그럼 그들은 정말 꽉 막힌 사람으로만 보이고, 대화가 통하지 않을까? 그렇지도 않다. 넓은 이해심을 가진 분들은 나보다도 활발히 Z 세대와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경험과 사전 정의가 부딪친다. 하나의 문장이 번쩍 거리며 남게 된다.


"MZ 세대를 나누는 일이 의미 있을까?"


사람은 복잡하다. 하나의 방법으로 나눌 수 없다.


한 사람을 하나의 특성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람은 무척 복잡하다. 어떤 사건에는 Z 세대처럼 생각할 수 있고, 어떤 일에는 베이비 부머 세대처럼 안정을 추구할 수 있다. 아! 지금 이 문장에서도 세대에 전형적인 모습이 내 머리에 있나 보다.


개인은 복잡하다. 다양한 조건과 환경 속에 쳐해 있고, 자신의 경험과 이성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 하나의 세대 그것도 30년이라는 넓은 세대를 묶고 난 뒤, 모두 "3요"를 외치며 이른바 예의 없이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방법으로 소통하고 일을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베이버 부머세대가 꼭 Z 세대를 비판하고 그런 식으로 일하면 안 되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어떤 베이비 부머 세대는 M 세대인 나보다 더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경우도 있다. 어떤 Z 세대는 젊 꼰(젊은 꼰대)로 나에게 훈계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을 복잡하다. 하나의 세대로 나누는 일이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분리해 놓고 원하는 것이 뭘까? 복잡한 사람을 단순화시키고, 너희는 다 그렇지? 라며 놀린다. 세대로 묶여 자신만의 개성을 없애 버리려는 의도인지. MZ 세대가 가진 나쁜 점으로 가라고 강요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사람을 복잡하다. 집단을 나눈다고 해도 그 복잡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손쉽게 나누고, 이해한다며 지나가면 안 된다. 그러한 속성을 염두에 두고 한 사람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그저 세대를 나누고 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의미 없다. 마치 편을 갈라 갈등을 유발하는 일만 될 뿐이다.


사람은 복잡하고, 하나의 기준으로 나눌 수 없는 노릇이다.

신경을 써 사람을 관찰하고 해석해야만 할 수 있다.



한 줄 요약: 세대를 나눠 방향을 보는 것은 의미 있다. 다만, 세대만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의미 없다.




사진 출처: 김아영 인스타그램



O 목차

   - MZ가 "아~, 진짜요?"를 외치는 이유.

   - MZ를 나누는 일이 의미 있을까? (현재 글)

   - 알파 세대는 뭐야?

   - 너희가 X세대, Y세대를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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