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밸런타인데이가 지나갔다. 초콜릿 기업의 마케팅이라 생각했다. 거기에 저항(?) 하는 의미로 여자친구와 초콜릿 교환 따윈 하지 않았다. 상술에 놀아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는 마음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상술이라 하지만, 밸런타인데이는 어떤 날일까? 완전히 마케팅으로 창조된 날일까?
늘 그렇듯 호기심은 갑작스럽게 온다. 매번 호기심을 채워주는 검색엔진에게 물어봤다. 긴 글이 나온다. 오래된 이야기이니, 그날을 만든 시작은 하나가 아니다. 눈에 들어온 이야기가 있다. 바로 "발렌티노" 성인(聖人)을 기억하는 날이다. 성인으로 어떻게 인정을 받았을까? 그 이야기를 간단히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때는 로마 제국 시절. 장소는 지금의 독일인 로마 전쟁터 한복판. 언제나 어디에서나 사랑은 있었나 보다. 이른바 로마 정예병인 군단병들도 그 사랑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사랑을 꽃피웠고 결혼을 하고 싶었을 테다.
하지만, 전쟁 중 사랑을 나누고 가족을 만드는 행동은 생각을 많아지게 하는 일이 된다. 가족과 함께 위험한 곳을 벗어나 안온한 삶을 살고 싶었으리라. 가족을 모두 데리고 탈영하고, 전투하는 힘은 점점 줄어들었을 테다. 그러니 높은 곳에서는 그 일을 금지했다. 또 하나 금지된 일은 바로 종교인의 결혼 축복이다.
금지를 한다고 사람의 본성이 바로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을 했고, 결혼으로 달려갔으리라. 종교인의 축복이 없으니 발만 동동 굴렀을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분이 바로 발렌티노. 그는 죽음을 알고도 그들의 사랑을 맺어주었다.
하나 둘... 수가 많아지는 만큼 소문도 빠르게 퍼져 나갔으리라. 이내 그는 잡혔고 사형당했다. 그렇게 그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맺어주고 사라졌으리라. 그는 사랑하는 이를 수호하고, 그들을 맺어주는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 날, 그를 기억해야 하는 날. 그분 덕분에 결혼 축복을 받은 이들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자식들에게 전했을 테다. 자신이 받은 도움은 기억하는 것 갚고, 전하는 것으로 청산할 뿐이다. 그 일들이 지금까지 남았다. 그렇게 밸런타인데이가 만들어졌다.
밸런타인 요정이 그대의 편지를 기다립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랑을 도왔다. 사랑을 나누는 일에 주저하지 말자고 했을 테다. 그는 많은 사람을 묶어내고 그들의 사랑을 지지했으리라. 마케팅일 수도 있고 상술일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축원하는 마음 만은 내 마음에 보관하고 싶다.
핑계로 표현하지 못한 이들에게 사랑을 말하고 싶다. 그 일에 용기를 주는 발렌티노 성인을 기억하며 말이다. 오늘도 표현에 주저하는 분들에게 발렌티노의 용기를 나눠 드리고 싶다.
(여기부터 알리는 글입니다. 넘어가셔도 상관없는 부분입니다)
주저했습니다. 알리는 글이라고 쓰고, 광고라고 읽는 일이라서입니다. 커피문고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펜팔입니다. 매달 답장을 해주는 요정은 달라집니다. 어떤 사연이라도 보내주시면, 요정이 최선을 다해 답장을 준비할 것입니다. 이번달은 세명의 밸런타인 요정이 그대들의 편지에 답장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