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른은 처음입니다.
우린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된다. 아니 어른으로 강요를 받게 된다. 어른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로 말이다. 어른이 된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To. 삼십 대 중반이 된 나에게
안녕 난 미래에서 온 나야. 무슨 소리인가 싶지? 나는 너야. 30년 뒤에 나. 요즘 어때? 지금까지 일기를 써오고 있어서 그날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더라. 스스로를 참 자주, 강하게 응원하고 있더라고. 거꾸로 읽어보면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
어른이라면 '당연히'라는 수석어가 붙어 있는 문장이 몇 개에 눌려 있는 것 같더라. 책임과 의무가 그 시절 나를 눌러 스트레스라는 압력을 높이고 있더라고. 높아진 압력이 빠져나갈 구멍은 하나도 없이, 위험해 보였어.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이 있지. 내가 늘 쓰는 책상에 편지지가 있더라. 메모도 있었어.
"30년 전 나에게 보낼 수 있는 편지입니다. 작성한 뒤 가까운 우체통에 넣어주시면 발송이 됩니다."
무슨 말을 해줄까 고민이 되더라고. 지금 넌 글도 꾸준히 쓰고, 그림도 시작했더라고. 맥도널드 알지? 거기 회장이 삶은 저글링이라고 말했어. 일, 건강, 가족, 친구, 영혼이라는 공을 굴리는 일이라고 하지.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 작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단다. 물론 잘하고 있지만, 몇 가지 더 이야기하려고 해.
건강관리를 꼭 하자. 건강은 유리공이야. 한번 깨지고 나면 돌리기 힘들어. 건강을 잃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때 열심히 운동을 해두면 꼭 돌아올 거야. 아! 건강 관리에는 몸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야. 영혼도 포함된단다. 책 읽는 일을 멈추지 말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해. 바쁘다는 핑계로 잠자는 것을 뒤로 미루면 안 된다. 밥도 마찬가지고.
지금도 잘 안되지만, 거절하는 방법을 알면 좋겠다. 나와 내 가족을 앞서는 일은 거의 없어. 나와 가족을 뒤로 미루는 일이 있다면 거절해야 해. 단호하게 말해야 하지. 때로는 네가 있는 조직을 떠나는 용기가 필요하기도 해. 어렵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가족을 위해서도 말이지.
내가 믿는 친구,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마. 네가 세상에 모든 일을 알 수 없으니, 물어봐야 해. 말을 하는 순간 해결되는 일이 많아. 때로는 전문가 도움이 필요할 수 있어.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생각보다 좋은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도움을 요청해 봐. 문제가 쉽게 풀릴 거야.
지금 글쓰기도, 그림도 하고 있지? 먹고사니즘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내가 겪은 일이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네 열정을 보여주는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멈추지 마려무나. 두려워하지 말고 해 봐. 무슨 일 때문이 아니라, 너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편지가 길었어. 잔소리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
너를 걱정하고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이 있어. 어려우면 그들에게 믿고 말해. 그럼 그들이 너에게 응원으로 돌려줄 거야. 때론 길을 알려줄 수 도 있어. 나도 너를 응원하고 있어. 그럼 또 편지 보낼게. 그럼 잘 지내고 또 보자.
한 줄 요약: 생각보다 나를 응원하는 사람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