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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Feb 25. 2023

어른들이 말이 많은 이유.

더 이상 말할 기회가 더웠다는 두려움.

어른들이 말이 많은 이유.


<꽃 보다~> 시리즈를 좋아한다. 부모님과 보기에도 참 좋고, 어르신들 여행도, 청년들 여행도 멋진 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에 정주행을 시작했다. 마치 배경음악처럼 켜놓고 듣는다. 어머니와 종종 함께 보기도 한다. 


어머니는 <꽃보다 할배>를 보시며 유럽 곳곳에 관심을 가지셨고, 대만을 가고 싶다고 하셨다. 다음 시리즈인 <꽃보다 누나>도 시청했다. 꽃보다 할배 출연진이, 여행을 떠나는 꽃보다 누나 출연진을 응원한 자리가 시작된다. 왁자지껄 바쁜 분들이니, 만나는 자리가 소중했으리라.


이야기는 이리저리 다니다, 드라마 촬영에 대한 문제로 가 닿았나 보다. 의견이 강하게 오가니, 소란스러움은 한층 커졌다. 어수선함을 끝낸 건 바로 윤여정 선생님이었다. 


"아니 이 분들이 왜 와가지고!"


어수선함은 웃음소리로 바뀌며 자리가 끝났다. 이 장면을 보시던 어머니께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셨다.


"어른들이 왜 말이 많은 줄 아니?"


"더 이상 말할 기회가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야."


더 이상 말할 기회가 없다는 두려움.


아프리카 속담이 떠오른다.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


어른은 켜켜이 쌓인 경험과 오랜 사색이 가득 찬 도서관이다. 스스로 건네고 싶은 이야기, 삶을 살아가며 주의해야 할 사항, 어려운 일을 견디는 방법, 이상한 사람을 현명하게 피해 가는 방법... 그들만의 체험을 나누고 싶을 테다. 뒤따라 오는 이들의 평안을 위해서.


하지만, 도서관은 저 뒤에부터 빠르게 타 들어간다. 기회가 닿기만 하면 빠르게 말하고 싶어 하시는 건 아닐까. 조급해지니까. 언제 이 도서관이 다 타버릴지 모르니까. 그들이 힘들게 쌓아 둔 이야기는 온 데 간데 없어지고 말 테니까.


그래서 어르신들은 말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길 원하며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 말할 기회가 없다는 두려움으로, 도서관이 모두 불타기 전에 말하려고 한다. 기회가 있다면.


말이 많은 어르신의 이야기를 이제 가만히 들어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나에게 전달할지, 타고 있는 도서관에서 건질 이야기는 무엇인지 생각하며.



한 줄 요약: 더 이상 말할 기회가 없다는 두려움으로 그들은 말한다. 한번 들어보자.




출처: tvN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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