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고된 삶을 끌고 가시는 분에 대하여.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으로 밀어드립니다.

도로에서 고된 삶을 끌고 가시는 분에 대하여.

비슷한 시간, 똑같은 구간을 운전한다. 그럼 유사한 풍경을 보게 된다. 풍경 속에는 늘 사람이 있다. 눈길이 머물지 않고 쉽게 지나가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눈을 거두기 힘들어 계속 보게 되는 분이 있다.

2차선 도로, 불법 주차도, 위법 정차도 가득한 좁은 길. 신경 써서 가야 하는 구간이 있다. 어떤 날은 유독 더디게 차가 움직인다. 조급한 마음을 진정하고 있다 보면 큰 길이 눈에 보인다. 이제 빨리 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온다. 멀리 더디게 차가 간 이유가 보인다.

폐지와 박스가 가득한 리어카.

자신의 키를 훌쩍 넘긴 박스. 리어카를 천천히 끌고 가신다. 고개는 아래로 숙이고 온 힘을 다해 앞으로 앞으로. 아직 시린 날씨. 곁을 천천히 지나다 보니 땀이 계속 떨어진다. 바쁜 시간임에도 어느 누구도 클락션을 누르지 않고 지나간다. 속도를 늦추며.

다음 날은 내가 조금 일찍 나온 덕분인지, 보지 못했다. 그다음 날에는 내가 조금 늦게 나온 덕분인지, 볼 수 있었다. 볼 때마다, 곁을 지날 때마다 누구도 클락션을 울리며 재촉하지 않으신다. 나도 그랬다. 지나가기 바쁘나, 내 생각은 그의 곁에 머문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으로 밀어드립니다.

좁은 길을 갈 때, 무척 답답하다. 거기다 불법 주정차가 있으면 차를 피해야 하니 신경이 곤두선다. 답답함과 곤두선 마음이 만나면 이내 짜증으로 바뀌고 표출하는 마음이 드릉드릉 거린다. 그 마음이 막힌 도로를 뚫어내진 못하지만 말이다.

내 앞차도, 뒤 차도 그런 마음이 가득할 테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누구도 리어카를 보면 재촉하지 않는다. 내 곁에 머문 생각과 재촉하지 않는 이유가 합쳐진다. 그리고 내린 결론.

고된 삶을 이끌어가는 그. 차 안에 있지만, 고된 삶을 이끌어 가는 나. 서로의 마음이 같이 때문은 아닐까? 짧은 시간, 그저 지나가는 시간에 같은 마음을 보고 느낀다. 할 수 있는 일은 재촉하지 않기. 기다리기. 그 두 가지로 고된 삶을 이끌어가는 그분을 뒤에서 밀며 응원한다.

오늘도 아마 리어카를 자신의 삶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이끌어가는 그를 볼 테다. 나도 그저 기다리며, 재촉하지 않으므로 밀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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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모두 각자의 고된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 재촉하지 말고 기다리는 일로 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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