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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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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Feb 28. 2023

용인 시장 호떡집 사장님이 중얼거리는 이유.

오늘 하루가 잘 되길 바라는 주문.

용인 시장 호떡집 사장님이 중얼거리는 이유.


어머니께서 시장을 가자고 하신다. 아마 무거운 물건을 사야 하는 모양이다. 옷을 얼른 입고 자동차 열쇠를 짤랑거리며 나선다. 아무런 말없이 기꺼이 나온 내가 기특하신 듯하다. 양손에 가득한 물건을 든 나에게 한마디 하신다.


"점심 뭐 먹을래?"


중요한 순간. 곰곰 생각을 하다, 용인 시장에서 이름난 순대를 사가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시고 순대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질거린다. 냄새에 주인공을 바라보니 호떡집이다. 손님 한 명이 호떡을 한 봉지 사가진다.


그때부터 사장님은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장사 엄청 잘된다. 기분 좋다."


고개를 갸웃하고는 순대거리로 갔다. 아쉽게도 오늘은 쉬는 날인가 보다. 오던 길을 다시 밟아 돌아가다 호떡집을 다시 스쳐가는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손님이 없는 빈 곳에서 사장님은 혼자 말씀하신다.


"장사 엄청 잘된다. 기분 좋다!"


계속 귀에서 맴도는 문장. "사장님이 왜 그러실까?" 중얼거림이 주문처럼 느껴졌다. 사장님은 오늘 하루를 위한 주문을 외우고 계신 모양이다.


오늘 하루가 잘되길 바라는 주문.


오늘 하루가 잘되길 바라는 주문.


아침에 일어나고, 일을 시작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도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있다. 진동하는 마음이 하루를 지배하고, 망치는 날도 있다. 좋지 않은 기분이 좋지 않은 일로 이어진다. 다행히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오늘 하루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 그렇게 지내겠다는 태도다. 마음으로 태도를 정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유치하지만, 구호를 외치는 일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낮게 읊조리는 주문도 좋은 방법인가 보다. 사장님은 이제 하나를 팔았지만, 오늘 하루가 잘되길 바라는 주문을 계속 외우셨다.


주문은 긍정 확언이자, 좋은 태도를 가지겠다는 다짐이 된다. 나도 사장님처럼 주문을 외워야겠다. 어떤 하루가 나에게 올지 모르지만, 나는 주문을 외워본다.


"모든 일이 잘된다. 기분 좋다!"



한 줄 요약: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



호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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