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 읽히는 글도, 책도 있다. 읽히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내 문해력이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될까 봐. 매일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지금도 내 문해력이 엉망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꾸준히 글을 쓰게 되며 자라나는 생각이 있다.
'독자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문해력을 방패 삼고, 무슨 무슨 주의를 말하며 이해하지 못한 독자에게 잘못을 돌리는 일이 올바른 일일까? 어려운 글이 곧 수준 높은 글이고, 이해하기 쉬운 글은 마치 시정잡배들이 쓰는 글처럼 여기는 풍토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커진다.
요즘에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참 많다. 유튜브도 재미있고, 인스타그램도 즐거우며, OTT 서비스는 흥미진진하다. 이런 콘텐츠를 피해 온 독자는 이미 대단하신 분들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읽은 글이 이해되지 않는 다면, 글 쓴 사람이 문제 아닐까 한다.
이해하지 못함을 읽는 이의 문해력 문제로 모두 몰아가고, 이해하지 못함을 읽는 이의 수준 문제로 이야기하는 일은 문제가 있다. 나는 읽는 이기도 하고, 쓰는 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쪽으로 입장을 굳건히 하긴 어렵다. 그리고 내가 글 쓰는 이들의 대표도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 중 하나로 읽는 모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독자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지도교수님이 자주 하신 말씀이 있다.
"자기도 이해하지 못해 어렵게 이야기한다."
글을 쓴 목적이 무엇일까? 자신만 볼 글이 아니라면,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한 조각은 담겨 있다. 전달이 한 조각이라도 있다면, 쉽게 쓰고, 이해가 되도록 써야 한다고 믿는다. 자기 만의 세상에 빠져 쓰고 나선 이해하지 못한 독자를 향해 수준을 운운하고 문해력으로 야단을 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 화살 방향은 밖이 아니라 쓰는 나 자신에게로 향해야 한다.
자주 지난 글을 읽으며 퇴고한다. 그러면서 느끼는 점은 혹시 이 글을 이해하지 못하셨을까 라는 두려움이다. 그래도 퇴고를 이어간다 우연히라도 내 글을 만나는 분들에게 조금은 쉽게 이해되고 읽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라며.
제 글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만났다면, 그건 독자 잘못이 아니라 제 잘못이라 말하고 싶다. 오늘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피해 제 브런치에 까지 오신 모든 독자 여러분, 그리고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다시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글쓴이 잘못입니다."
한 줄 요약: 이해되지 않는 글은 독자 잘못이 아니라 글쓴이 잘못입니다.
P.S.
훌륭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에게는 응원을 보내고, 많은 작가님들에게 오해가 없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