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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r 23. 2023

선행을 저축하는 분들에 대하여.

저축합니다.

선행을 입금하는 분들에 대하여.


내 글감 창고 <유퀴즈 온 더 블록>. 오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은 분은 광주에서 1,000원 백반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물가는 하늘을 모르고 올라가는 이 시점. 1,000원으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3가지가 어우러지는 백반. 거기다 무제한 리필.


가능할까 싶다. 요즘 점심을 저렴하게 먹어도 7,000원. 아차 잘못하면 10,000원이 훌쩍 넘기 일쑤다. 제대로 먹어보자고 마음을 먹으면 20,000원은 우습다. 그런데 1,000원이라니. 과자는 언감생심, 껌은 아슬아슬하게 사는 돈. 바로 1,000원이다.


사장님 이야기를 가만히 귀에 담고 있다 보니, 그곳은 단순한 밥집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니, 홀로 계시는 분에게는 아야기를 나눌 곳이 된다. 사람을 살게 하는 연대가 만들어진다. 1,000원이라는 돈도 잠자코 보고 있으니, 의미가 있다. 밥을 사 먹는 분들에게는 상징적인 돈이다. 내가 무료로 먹어야 하는 사람이 아리나는 자존심을 지켜주는 금액이 된다.


사람 마음이 편하게 오가고, 자존감을 지켜주며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곳. 참 귀하다. 조용히 영상을 보고 있으니, 사장님 혼자 밥집을 지켜내지는 건 아니었다. 많은 분들이 곁에 있다.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 오래도록 재료를 제공하시겠다는 분. 이름도 마음도 알리지 않고 가게 앞에 두고 가는 쌀까지.


이야기가 끝났고, 내 생각이 시작되었다.

생각은 "선행 저축"에 도착했다.


저축합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다.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그곳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게에 선행을 저축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간을 저축하시는 분, 음식으로 저축하시는 분. 모두 자신의 방법으로 가게에 선행을 저축하고 있다.


저축한 선행은 어려움을 맞이한 분들이 인출해 간다. 끝이 아니다. 인출하신 분들 살게 하고, 그 이야기를 듣게 된 이들의 마음 온도를 올려준다. 충분히 마음이 따뜻해진 분들은 계좌에 선행을 저축한다. 선순환이 시작된다. 절대 마르지 않을 계좌가 되리라. 


나도 순환에 들어가고 싶다. 검색하고, 내가 드릴 도움을 가만히 찾아본다. 누군가를 살릴 선행을 저축한다.. 아름다운 순환에 한 발 들어갔다.


누군가가 인출하여 하루를 살아가길 바라며.



한 줄 요약: 선행을 저축합니다.



P.S.

작은 일이지만 착한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만을.



출처: tvN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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