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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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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r 22. 2023

줄 서지 않아도 되는 소중한 맛집.

파랑새는 언제나 집에 있다.

줄 서지 않아도 되는 소중한 맛집.


세상에는 맛집이 참 많다. 서울에 가면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가끔 소문난 음식을 먹으러 가면,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기다린 보람을 듬뿍 주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시끄러운 분위기, 맛없는 음식에 실망을 가득 안고 나온 날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이기도 한다.


최근 기억이 몇 개 떠오른다.


전주에서 만난 한정식 집은 맛있었다. 처음 먹어보는 신선로를 맛보기도 하고, 정갈한 반찬에 밥을 강탈당했다. 밥 추가를 고민하고 있던 찰나 갈비찜이 나온다. 밥도둑에게 헌납할 밥을 준비하고 순식간에 밥을 다 먹었다.


고구마 줄기가 가득한 감자탕. 점심시간을 비껴갔지만, 여전히 사람으로 가득한 식당에 다행히 한자리가 우리를 기다렸다. 주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니 진한 국물 한솥과 우뚝 솟아 있는 뼈가 보인다. 고구마 줄기를 후루룩 먹고, 뼈에 살을 빼내고 나니 어느새 배가 든든해졌다.


부모님과 함께 간 식당도 떠오른다. 오리고기 백숙을 하는 집. 조각처럼 나온 찹쌀밥에 눅진한 국물에 말아먹으면, 고소한 향이 코를 가득 채운다. 능이버섯은 눈도 즐겁게 하고 국물을 가득 담아 내 입으로 옮겨 놓는다. 이 또한 참 맛났다.


(좌) 고구마 줄기 감자탕, (우) 오리고기 백숙


맛집을 떠오르니, 입에는 침이 고인다. 이번 주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예전에 갔던 맛집이 몇 개 더 스쳤다. 생각 끝에 멈춰서 보이는 곳이 있다.


"집"


파랑새는 언제나 집에 있다.


파랑새는 언제나 집에 있다. 맛집을 찾아 여기저기 다녔지만, 결국 최고의 맛집은 집이었다. 오래도록 단련한 음식 솜씨는 그 어느 맛집보다 좋다. 내 취향을 정확하게 알아 정돈되어 나오는 밥. 바로 우리 집이다.


전화가 왔다. 어머니 전화. 오늘 메뉴는 닭볶음탕이라고 한다. 지체 없이 답한다.


"어머니 지금 당장 갑니다!"



한 줄 요약: 파랑새는 언제나 집에 있습니다.



P.S.

어머니에게 자주 밥을 해드려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밥을 해주신 어머니에게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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