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은 그만 보려고요.
안경을 잠시 벗으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썼다. 이제는 몸에 일부다. 게임을 많이 한 탓인지, 어두운 곳에서 영상을 많이 본 탓인지 눈을 점차 나빠지다, 이제는 멈췄다. 성장이 멈추면 눈이 나빠지는 시간이 더디 간다고 하더니, 정말인가 보다.
안경을 벗으면 정말 뵈는 것이 없다. 세상이 흐릿하게 보이고, 눈앞으로 가져가야 비로소 보인다. 안경은 참 소중하다. 마음을 넓게 만들어준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재미있는 영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좋은 점만 보일 때, 머리에 울리는 문장이 하나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
겨울에 특히 불편하다. 습기가 차올라 앞을 볼 수 없다. 습기가 없어지는 과정도 무척 우습다. 라면을 먹을 때도 불편하다. 후루룩 한 입 맛있게 먹고 나면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어떤 면이 있을까 곰곰 생각해 봤다.
아! 하나가 있다. 사소한 일이 커져 보인다.
사소한 일을 그만 보려고요.
아이유가 부른 <안경>이라는 노래가 있다. 내 마음과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하루 온종일 눈을 뜨면
당장 보이는 것만 보고 살기도 바쁜데.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더 작은 글씨까지 읽고 싶지 않아.
가끔 안경을 벗고 싶다. 사소한 일을 보지 않으려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작은 글씨를 보지 않게 위해서. 우선 큰 일을 해결하기에도 바쁘고 힘든데, 작은 일을 보느라 더 피곤하고 싶지 않다. 또, 안경으로 본 사소한 일은 때론 큰 일처럼 보여, 마음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러니 가끔은 안경을 벗고 싶다.
삶을 흐릿하게 보는 일도 꽤 괜찮은 일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안경을 잠시 벗어 두려고 한다.
한 줄 요약: 안경을 벗고, 사소한 일을 잠시 못 본 척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