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신체를 가진 병사 하나가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끌긴 어렵다. 전쟁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략을 짜는 책략가가 필요하다. 전략은 한계가 있는 자원을 보호하며 원하는 목표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연구의 시작: 논문 찾는 방법>으로 새로운 분야에 한발 들여놓는 방법을 알렸다. 이미 그 분야를 섭렵하고, 이끌어가시는 권위자에 안내에 따라 좋은 논문을 만났을 것이다.
권위자 뒤만 따라다니다 보면, 볼 수 없는 논문이 있다. 바로 최신 논문과 내 연구에 딱 맞는 논문, 그리고 실험에 필요한 논문이다. 이제는 스스로 길을 찾아 떠야 한다. 넓디넓은 그곳에서 원하는 논문을 찾는 일이다. 내 손에는 검색이라는 무기가 있다. 논문을 검색하는 일에도 전략을 짜야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과 적은 에너지로 원하는 논문을 찾을 수 있다.
1. 그냥 검색하기.
권위자 뒤를 따르며, 많은 키워드를 받았을 테다. 키워드를 단순히 연결하여 검색한다. 이를 통해 가장 위에 있는 논문이 무엇인지 보고, 내가 검색한 키워드 곁에 어떤 키워드가 반복되는지 알 수 있다. 반복해 '그냥 검색하기'를 하다 보면, 몇 개의 키워드로 추려진다. 긴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짧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위해 하는 마음으로 해보자.
실전사례
(좌) 권위자가 안내한 키워드, (우) 그냥 검색
권위자가 안내한 키워드에 내가 원하는 키워드를 혼합하여 검색한다. 논문이 논문을 소개한다. 그들이 제공한 키워드를 따라 그냥 검색해 보는 것이다. 내가 정한 연구와 흡사한 논문에 어떤 키워드가 반복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또, 아래에 관련검색어에 힌트가 주어지기도 한다.
2. 비슷한 단어를 조합해 검색.
뜻 하나를 나타내는 단어가 여러 개인 경우가 있다.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가진 단어들도 있다. 뉘앙스를 달리하면 다른 논문이 나온다. 어떤 분야든, 공부의 시작은 단어 알기부터다. 권위자가 안내한 논문에서 얻은 단어, 그냥 검색하기로 얻은 단어를 분류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뉘앙스를 알기도 어렵도 비슷한 단어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지금까지 안내받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비슷한 단어가 눈에 들어오고 뉘앙스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내 손에 들린 단어들을 조합하며 검색하면 된다. 뉘앙스에 따라, 동의어에 따라 무척 다른 논문이 눈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실전사례
미세조류를 통해 생활하수를 처리하고자 했다. 그냥 검색하기로 반복되는 단어와 비슷한 단어가 나온다. 'urban', 'domestic', 'municipal', 'wastewater'.. 비슷한 하수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경우에는 도시에서 나오는 하수를 집중해 연구를 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도시와 농촌이 혼합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이를 모두 합쳐 폐수라고 하기도 한다. 각 분야에서는 서로 다른 단어가 있음을 기억하자. 내 연구와 가장 가까운 단어가 무엇인지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공부는 단어를 알아가는 일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3. 쓰는 사람 입장이 되어 보자.
내가 쓰는 사람 입장이라면 논문이 자주 검색되길 원할 테다. 논문을 한번 써보니 알겠다. 내가 노력한 성과를 통해 누군가가 편하게 논문을 쓰고, 내가 가지 못한 곳까지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럼 어떤 키워드를 쓸까? 보통 키워드는 다섯 개까지 쓸 수 있다. 아주 큰 범위부터 내가 연구한 분야까지 차근차근 내려갈 테다. 쓰는 사람 입장이 되어 보자.
실전사례
미세조류로 하수처리 하는 논문의 키워드를 모아봤다. 미세조류 (microalgae), 처리 (treatment), wastewater treatment, nutrients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내가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 쓰는 사람이 검색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정한 단어다. 나와 비슷한 논문을 쓰는 사람도 그 고민에 따라 키워드를 선정했을 테다.
키워드
4. 연산자를 사용.
구글 논문 검색 연산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여러 키워드를 동시에 쓰다 보면, 어떤 키워드는 포함되어 있지만, 그렇지 못한 키워드도 있다. 반대로, 필요하지 않은 키워들이 자꾸 끼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명령어를 쓰면 좋다. 무척 다양하지만 자주 쓰는 키워드를 몇 개 소개하려고 한다.
"" (큰 따옴표) 사이에 있는 검색어는 반드시 하라.
OR (대문자) 둘 중 하나는 최소한 들어있는 논문을 검색하라.
AND (대문자) 두 개 검색어를 포함하라.
- 해당 단어를 들어있는 자료는 빼라.
다양한 명령어가 있다. 혹시 더 궁금하신 분은 구글에 검색하면 친절한 설명 있다.
실전사례
미세조류로 하수를 처리하는 검색을 하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가 있다. dairy. 축산 폐수에 대한 이야기다. 또, 함께 딸려오는 단어는 industrial이다. 이 둘은 제외하고 싶다면 '-'로 지정하면 된다. 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wastewater treatment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니, ""로 포함시킨다. 거대한 논문 바다에서 연산자를 사용하는 일은 무척 효과적이다. 여러 방법으로 내게 쥐어진 키워드를 연산자로 조합해 찾아보자.
5. 검색 필터 이용.
구글 학술검색 좌측에 보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필터가 있다. 날짜가 있다. 최신 논문을 찾고 싶거나, 특정 기간을 한정하여 검색할 때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실전사례
학술검색 필터
자주 사용한 기능은 날짜와 기간 설정이다. 보통 최신 논문을 찾을 때, 유용하다. 또, 특허를 검색에 포함하고 싶을 때도 이용한다. 최신의 연구가 어떤 기술로 이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기에 이용한다. 권위자가 안내하지 못한 연구길의 끝을 볼 수 있다.
6. 검색 키워드 기록
키워드를 기록하고 어떤 키워드가 어떤 키워드를 소개했는지 알아보는 일도 필요하다. 내 경우에는 연구노트에 적어두고 따라갔다. 아날로그가 좋은 점이 있지만, 단점이 있다. 다시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시 하게 된다면, 엑셀로 정리를 하거나, 파워포인트도 마인드 맵을 만들고 싶다.
실전사례
1~3번까지 나에게는 참 많은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연구노트 상단에 키워드를 반드시 적고, 반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는 붉은색 펜으로 동그라미나 별표로 다시 한번 강조했다. 논문을 정리한 연구노트를 다시 볼 때, 한번 더 눈이 가고, 다음 논문 검색에 유용한 역할을 하게 될 테다.
여섯 가지 방법을 적어봤다. 시간이 지났고, 분야에 따라 좋은 전략이 아닐 수 도 있다. 하지만, 어떤 전쟁을 치르던, 참고가 될 만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이런저런 방법으로 꽤나 소중한 논문들을 찾았다.
내가 말한 전략서가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전투 승리에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논문을 찾기도 하고, 이상한 논문을 보며 시간을 낭비한 경우도 일을 테다.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 좋은 논문을 찾는 자신만에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어렵고 지루하며 힘든 연구를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