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쫓아다니며 본다. 한 분야에 오래 몸 담은 사람의 날카로운 통찰을 보고 싶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백종원 선생님이 나온 프로그램은 두 가지 축으로 흘러간다. 하나는 장사를 버거워하는 자영업자를 돕는 일. 다른 하나는 온갖 시련을 백종원 대표에게 주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는 일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뒤편이다.
이번에 대표님에게 주어진 고난의 무대는 해외다. 거기다 모로코. 유럽과 맞닿아 있지만 아프리카인 그곳에서 장사를 해야 한다. 자리는 텅 비어 있고, 장비도 메뉴도 하나 정해지지 않았다. 거기다, 가는 장소도 당일날 아신 모양이다. 당황하지만, 그는 한다. 어떤 음식이 있는지 시장조사를 하고, 재료의 가격을 알아본다. 메뉴에서부터 주방기기 배치까지 마케팅까지 염두하고 정하신다.
시련이 있다. 야시장에서 알 수 없는 사람의 민원이 들어와 장사가 멈추게 된다. 제작진이 뛰어다녀 겨우 자리 잡은 곳에서 다시 장시를 시작한다. 예초에 생각한 것과는 다른 환경에서 담담히 시작한다. 어렵지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새로운 곳에 새로운 시작이 약간은 더디다. 손님은 오지 않고, 고기는 익어간다. 백종원 대표는 멈춰 있지 않고 행동한다. 그리고 마음에 남는 문장을 하나 남긴다.
"뭐라도 해야지요."
선풍기를 켜고, 연기가 나게 하며, 바쁘게 일을 한다. 괜히 빵을 만들어 직원들을 먹이고, 자신도 먹는다. 손님이 없지만, 뭐라도 한다. 백종원이 클리쉐다. 장사는? 당연히 잘된다.
장사천재 백사장 (출처: 네이트 기사)
나는 뭐라도 해야 되니까요.
무슨 일이든 잘되는 날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잘되는 날은 알아서 굴러간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아도 잘 간다. 다만, 잘되는 날이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고, 오만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해야 되리라. 그렇지 못한 날이 사실 중요하다. 그런 날은 무엇을 해도 잘 안된다. 실수가 잦은 것은 물론이고, 실수가 실패로 이어지기도 하니 마음이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문제에 따라 다르다. 어떤 날을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으로 해결되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분명히 있다. 멈추고 외면할 수 없는 날. 그땐,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백종원 대표님이 하신 말을 되뇌고 싶다.
"뭐라도 해야지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리라. 청소도 좋고, 의미 없어 보이는 글을 쓰는 일도 좋다. 책을 읽어도 좋고, 가만히 산책을 가는 일도 좋다. 일이 잘 안 되는 날. 그날 나는 다시 되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