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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y 16. 2023

저도 부모님의 꿈을 빼앗을걸 까요?

부모님의 꿈은 무엇일까요?

저도 부모님의 꿈을 빼앗은걸 까요?


<유퀴즈 온 더 블록>에 17살 스노보더가 나왔다. 세계선수권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한 챔피언이다. 웃는 모습은 여느 고등학생과 다르지 않지만, 그가 이룬 우승은 대단하다. 하프파이프가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이어간다. 운동선수 뒤에는 모든 것을 던져 후원하는 분이 한 명은 있다. 오직 운동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드는 분.


이채운 선수의 후원자는 부모님이다. 겨울 스포츠라 눈을 쫓아다녀야 한다. 스위스, 캐나다, 미국... 머나먼 나라에 아들을 홀로 보낼 수도 없으니, 든든한 지원군인 부모님이 따라나서셨나 보다. 돈도 돈이지만, 부모님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된 것이다. 어려 보이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한 말이 마음에 콱 들어왔다.


"저 하나로 아버지 꿈을 나쁘게 말하자면 다 뺏어버렸는데..."


이채운 선수는 아버지가 미뤄둔 꿈을 안다. 멋진 오토바이를 몰고 전국을 다니는 일. 언젠가는 꼭 그 꿈을 함께하고 이뤄드리겠다고 말한다. 부모님도 모르셨던 모양이다. 제작진이 건넨 문장에 울컥하신다. 오히려 잘 따라와 준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유퀴즈 (출처: tvN 영상)


박혀 있는 문장은 그 자리에 있다. 짧지만 무거운 문장을 힘을 내 옮기고, 닦아 생각정원에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옆에는 나도 문장을 하나 새겨 걸어두었다.


"부모님의 꿈은 무엇일까요?"


부모님의 꿈은 무엇일까요?


부모님은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실까? 오래된 유물처럼 흐릿하고 부서져 없어진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나는 모르지만, 가지고 계신 건 아닐까? 자식은 참 모른다. 부모님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시는지, 어떤 일까지 기꺼이 하려고 하시는지 말이다. 나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어렵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싶어 박사과정을 거쳤다. 지금은 글을 쓰고 싶어 글을 쓴다. 그림이라는 또 다른 축으로 나를 지지대 삼아가며, 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꿈이자 목표인 일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지금 보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모두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꿈을 갉아먹으며 내 꿈을 채우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도 부모님의 꿈을 빼앗아 내 꿈을 이루고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갉아먹어 부모님의 꿈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작은 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다시 키워드리고 싶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도전하도록 응원하고 방법을 함께 찾아 드리고 싶다. 


시작은 부모님 꿈이 무엇인지 아는 일이리라. 부모님에게 여쭤보려고 한다.


"어머니, 아버지 꿈이 무엇인가요? 제가 제일 큰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한 줄 요약: 부모님의 꿈을 응원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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