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우리가 늦으면 반려동물은 왜 기다릴까?
가족이 함께 산다. 대학 때부터 고향을 떠나 살다가 이제는 한 곳에 모여 산다. 아버지는 직장을 옮기셨고, 동생 가게도 자리 잡아 함께 산다. 가족과 함께 사는 순간이 소중하다. 언제 각자에 길을 걸어 갈지 모르니 말이다. 모여 살게 되며 가족이 늘었다. 바로 반려 강아지 '희망'이다.
'희망이'는 강아지 삶 2년 차 몰티즈다. 당당한 어깨와 잘생긴 얼굴이 우리 집을 늘 활기차게 한다. 고백하자면, 난 팔불출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우리 집 '희망이'는 잘생긴 편이다. 한마디 더 해보자면, 똑똑하기까지 하다. 주차장에 차문 닫는 소리를 구분할 줄 안다. 우리 집 차가 들어오면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문 앞에서 기다린다. 집에 들어오면 오늘 어땠냐고, 무슨 일 있냐며 아는 체를 한다(물론 내 생각이다).
우리가 오는 시간을 안다(물론 이 또한 제 생각입니다). 최근에 독서모임을 정리하고 늦은 시간에 가는 일이 잦다. 11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갔다. 어머니와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곁에 있는 '희망이'는 불안해한다고 한다. 가족이 모두 오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문쪽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올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내 방과 동생 방을 한번 둘러본다고 한다.
다음에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빤히 본다. 왜 이 친구들이 안 오냐고 보채는 듯이. 그럼 아버지와 어머니는 같은 말씀을 하신다.
"곧 와. 온다고 전화 왔어."
그럼 알아들은 것일까? 어머니 옆 앉는다 (아버지보다 밥과 산책을 해주시는 어머니를 더 좋아한다. 아버지에게는 비밀로... 우리만의 비밀로..). 시선은 문에서 떼지 않는다.
11시. 우리가 온 낌새를 안 '희망이'는 벌떡 일어나 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하루종일 우리를 기다린 모양이다. 우리도 희망 이를 돌보지만, '희망이'도 우리를 돌보기에 걱정하는 건 아닐까? 우리가 오니, 반갑다며 꼬리를 흔들며 안부를 묻는 것 같다. 희망이가 말을 하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왜 이렇게 늦었어? 별일 없었지? 걱정했단 말이야. 오늘도 수고했어."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함께 산다는 뜻으로 반려다. 우리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를 무척 걱정하리라. 하루종일 우리를 기다릴 테다. 그들은 한 시도 우리를 잊지 않고 기다린다. 우리가 언제 오나 하며 말이다. 원태연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반려 동물이 있다면, 그들에게 우리가 전부다. 우리를 매일 기다리고, 우리와 노는 일이 삶에 전부인 그들. 우리가 그들을 걱정하는 만큼, 그들도 우리를 걱정하리라. 우리가 돌보는 만큼, 그들도 우리를 돌보리라. 늦은 시간이라도 산책을 가고, 그들에게 시간을 내어주자. 그들은 우리를 오래도록 기다렸으니 말이다. 늦게 온 우리를 바라보는 '희망이'에게 답한다. 우리가 돌보듯, 그들도 우리를 돌본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며.
"오늘 일이 늦게 끝났어. 별일은 없었지, 걱정해 줘서 고마워. 오늘 수고 많았어!"
한 줄 요약: 반려동물도 우리를 걱정한다. 우리도 그 마음을 알아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