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하게 되니까요.
꾸준한 글쓰기에서 글 공개가 중요한 이유.
지난해 7월 7일에 합격하고 첫 글을 7월 11일에 발행했다. 10개월을 거의 매일 쓰고, 발행했다. 처음에는 어려웠고, 다음에는 즐거웠으며, 최근에는 힘들었다. 나를 둘러쌓고 있는 환경이 마음을 바쁘게 했다. 몸과 마음은 참 긴밀해서 몸도 거기에 따라 힘들었나 보다. 소중한 글쓰기가 고된 일이 되었다. 잠시 쉬어 갈까 했다. 쌓아 둔 글을 겨우 퇴고해 발행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글쓰기가 일처럼 되는 일이 싫어 마음을 조금 다듬고 올까 했다.
스스로 한 약속. "매일 쓰자"는 말을 모르는 척 외면하려고 했다. 내가 지금 힘드니까. 즐거운 글쓰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싫었다는 문장으로 덮어두었다. 이제는 미리 써 놓은 글도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결심을 했다. 조금 쉬다 오자고. 멈추자는 다짐 뒤에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다. 아니다. 불편하고 마음이 따끔거렸다.
매일 쓰자라는 말을 멈췄지만, 다른 생각이 나에게 매일 쓰라고 밀어냈다. 바로 글벗, 글 친구. 꾸준히 쓰는 나를 보며, 응원해 주는 분들이 떠올랐다. 매일 글을 발행하던 내가 소리 소문 없이 없어지면, 혹시나 걱정하시지 않을까? 그분들과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물론 나 혼자 한 생각일 수 있지만.
댓글을 적어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의 많은 프로필이 눈앞에서 아른 거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는 빈 화면의 브런치 스토리를 마주했다. 글을 썼다. 떠오르는 대로 썼다. 나에게는 퇴고가 있으니 그저 마음껏 썼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처럼 쓰레기지만, 썼다.
누워있던 나, 글을 멈추려고 했던 나를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글 공개 덕분이다. 서류를 쓰며 한 약속은 아니지만, 내 다음 글이 궁금하다며 구독해 준 이들, 매일 내가 쓴 글에 라이킷으로 공감을 전해준 분들, 거기다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적어주신 벗들과 약속.
바로 꾸준한 글쓰기에 글 공개가 중요한 이유가 또 생겼다.
약속을 하게 되니까요.
글을 발행하면 우린 무언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거기다 구독이라는 표시와 라이킷이라는 응원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댓글이 있다면 그 계약은 더 강해진다. 사인, 인감도장 그리고 공증까지 받은 것이리라. 그러기에 이제는 멈출 수 없다. 아니 멈추지 않으리라. 글을 매일 쓰는 일은 이제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와 단단한 약속이 된 듯하다.
긴 기간을 보면, 일주일에 하나라도, 한 달에 하나라도 쓴다면, 글을 멈춘 것은 아니리라. 글을 잊지 않고 쓰고 있다면, 글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있지 않다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리라. 한 번이라도 공개를 한 경험이 있다면, 약속은 시작된 것이다. 누구도 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보고 있음을 잊지 말자.
꾸준한 글쓰기 덕분에 난 변화했다. 생각하지도 못한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 혼자 쓰는 글도 좋지만, 계약을 하고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공개를 추천한다. 오늘의 나처럼 멈출 수 있었던 글을 계속해서 쓸 힘을 주니 말이다.
글 발행은 약속이다. 나는 오늘도 그 약속을 잊지 않고 글을 쓰려고 한다.
한 줄 요약: 글을 공개하세요. 그럼 약속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