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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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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y 29. 2023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모두 치열한 하루를 지내고 계신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오랜만에 백화점 나들이를 했다. 함께 동행해 준 이는 바로 여자 친구. 퇴근과 함께 백화점으로 갔다. 퇴근 시간이라 내비게이션은 가는 길을 붉게 표시한다. 더듬더듬 겨우 도착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김밥과 가락국수이다. 한 입에 넣을 수도 없는 정도로 가득한 속을 지닌 김밥과 뜨뜻한 가락국수를 먹고 나니, 한결 편했다. 마음도 몸도. 


다음은 후식이다. 백화점 지하 1층으로 향해가며 고민했다. 얼마 남지 않은 속을 무엇으로 채워갈지 생각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고 우린 팬케이크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소란스러웠다.


"마감 세일! 세 개에 만원입니다."


"곧 마감합니다."


도착한 팬 케이크 집에는 직원 한분만이 우리를 맞이하신다. 주저하며 먹을 수 있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화답하신다.


"주문 마감이 5분 남았어요. 매장 이용은 30분 할 수 있으시고요. 물은 이쪽에 있습니다."


다급한 마음을 진정하고 빠르게 주문했다. 우리의 선택은 "캐러멜넛 팬케이크" 마음이 불편했다. 마감을 하는 순간 들어온 손님이 기쁠 일 없다. 동생이 가게를 하니 그 느낌을 어렴풋이 느낀다. 걱정된 마음은 달큼한 팬케이크로 잠시 밀려났다. 펜케이 크을 잘라먹었다. 


마감 세일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걱정이 마음으로 밀고 들어왔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린 빠르게 먹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우린 어느새 빈접시를 내놓았다. 계산을 하러 가니, 마감 준비에 바쁘시다. 우리가 서있는 일도 보지 못하신 모양이다. 30초, 우리의 기운을 느끼셨는지, 다가오셔서 계산해 주신다. 천천히 드셨어도 되었다는 말을 하신다.


여자친구와 하는 입을 모아 어렵게 말을 건넸다.


"오늘 하루 수고하셨어요."


친절한 직원 분은 우리에게 환한 웃음으로 답하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좌) 팬 케이크, (우) 김밥


모두 치열한 하루를 지내고 있다.


마감 순간에 들이닥친 손님. 마뜩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웃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모두에게 친절하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들은 자신만의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의미 있듯 하다. 직원분은 에너지를 마지막까지 쥐어짜서 우리를 맞이했으리라.


조금은 죄송한 마음을 오늘 하루 수고했다는 말로 건넸다. 오늘 하루 치열한 전투를 잘하셨다는 의미를 담았다. 우리 모두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간다. 생존을 위해 버텨나가기도 한다. 모두에게 친절하기 어렵지만,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친절하고 싶다. 그들의 치열한 하루를 알고 있으니 말이다. 


짧은 나드리를 끝내고 집으로 향한다. 내 옆 그녀도 아마 치열한 하루를 보냈으리라. 이번 주말에는 조금 더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가고 싶다. 아! 주말에 펜케이크를 한 번 더 먹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친절을 주리라. 


"주말에 다른 펜케이크 먹으러 갈래?"



한 줄 요약: 친절을 베 불어라. 그들의 치열함을 알아가는 일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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