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다 다시 뛰는 일이 힘들군요.
글쓰기 관성에 대하여.
최근 코로나 19 탓에 글쓰기를 멈췄다. 코로나가 체온을 올리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의자에 앉았다가도 머리가 빙빙 돌아 다시 눕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내가 1년 동안 쓰던 매일 글쓰기는 그렇게 잠시 접어두었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글을 쓰려고 앉았다. 예전이라고 줄줄 글이 써 진건 아지니만, 앉아 있는 한 시간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첫 줄만 썼다 지운 글이 3개. 커서만 깜빡이는 제목만 있는 글은 2개. 하다 하다가 결국 서랍에 오래도록 있던 글들을 둘러봤다. 먼지가 잔뜩 있는 창고를 걷는 듯, 예전에 쓰다만 글들이 한가득이었다. 서랍의 깊은 곳까지 가다 마음이 드는 글들은 수정 버튼을 눌러 가장 위쪽으로 올려 보냈다.
한 시간 넘는 시간 동안 글을 한 줄 적지 못하고 멍하니 자리에 앉았다. 글쓰기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글을 쓰는 일과 읽는 일은 하나의 줄기에서 나왔으니,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글을 읽으라."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펼쳤다. 단어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관성" 사전에는 관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물체가 밖의 힘을 받지 않는 한 정지 또는 등속도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 보통 질량이 클수록 물체의 관성이 크다."
조금 쉽게 만들어 볼까? 멈춰 있는 물체는 멈춰 있으려고 하는 성질,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운동하려는 물체. 이 성질은 무거울수록 크다고 할 수 있다. 더 짧게 해 볼까? 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겠다.
계속 운동하려던 글쓰기는 글쓰기를 멈춘 5일 동안 멈춰있으려는 성질로 변했다. 생각보다 밀리지 않는 걸 보면, 글쓰기는 무거운 모양이다. 책을 읽으며 글쓰기를 밀고, 쓰면서 글쓰기를 당겨본다. 처음 글을 썼던 순간이 흐릿하게 보인다.
한 시간 남짓 책을 읽다가 멈췄다. 다시 빈 화면의 깜빡이는 커서를 째려본다. 우선 문장을 쓴다. 나에게는 퇴고가 있으니 우선 써본다. 책 읽기로, 무작정 쓰는 일로 다시 쓰는 일을 움직여 본다. 조금 힘들어 고개를 들어 앞서 뛰어가는 선배님들의 등을 본다.
묵직한 글쓰기를 다시 밀어 본다.
덧붙임
힘들지만, 글 하나를 써내고, 발행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