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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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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Aug 10. 2023

북토크는요?

잘 끝냈습니다.

북토크는요?


  출판을 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다. 책이 나와 분리되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일을 보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책을 만드는 일이 혼자 하는 일이 아니 듯, 책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책에 있는 자그마한 티끌을 보는 일도 참 힘들었다. 여러 걱정 중 책을 내고 가장 큰 걱정으로 다가온 일은 바로바로 북토 크였다.


  한 시간 남짓 책 이야기로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다음으로 따라온 건 누가 오기나 할까? 오신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텀블벅에서 책이 나올 수 있도록 응원을 해준 분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응원을 해준 친구들 까지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오시는 분들이 확정과 취소가 오갔다. 시간은 참 착실하게 흘러가고, 나에게 준비를 하라고 계속 밀어내기 시작했다. 고민을 하다 도착할 곳은 결국 나였다. 에세이를 사전에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물 형식의 글"라고 한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사람과 만나서 말이다. 보통 들으려고 노력한다. 에세이를 쓰고 나서는 많은 분들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에세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북토 크는 결국 내 이야기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글을 쓴 지금까지. 우연이 겹치기도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왔다는 이야기까지. 고민하고 채워 넣은 이야기는 바로, 뒷 이야기다. 내가 자주 간 시장을 지면으로 적지 못한 것들을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희망이 사진을 보며 내가 앞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는 것까지.


  한참을 이야기를 담고 나니, 결론에는 내가 하고 있는 글쓰기를 많이 했으면 한다는 말로 끝맺었다. 혼자 중얼거림으로 연습을 했다. 시간을 다시 세차게 흘러 북토크 시간이 되었다. 낯이 익은 이들이 속속 오기 시작했고, 난 웃으며 맞이했다. 동생 가게에 자리를 마련하고 발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하니, 북토크가 시작되었다.


  준비한 말을 꺼내 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를 잘하는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내 책을 꼼꼼히 읽어오신 분들에게 책 이야기를 하는 일도 모두 어색했다. 시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나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흘러갔다. 


  마지막 끝나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만나기 북토크가 끝났다. 오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악수를 했다. 악수를 하며 그들을 오래도록 기억하려 노력했다. 북토크가 끝나고 가게를 정리하고 나오는 마음이 이전 과는 다르게 가볍다. 이제는 북토 크도 끝났다. 생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받은 순간 기억첩에 저장되듯, 지금이 사진이 찍혀 기억첩에 저장되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 이 순간을 떠올리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어떤 순간에서 내가 이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까? 기억첩을 덮고 하늘을 바라본다. 내일 또 무슨 일이 있을지 기대하며.


북토크 자료.
마음이 편안해진 뒤 본 하늘.



덧붙임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걱정했던 북토 크는 잘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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