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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Sep 11. 2023

하고 싶은 일은 해야한다. 미련이 남지 않게.

독서가 주는 힘?

독서가 주는 힘?


    작게 하는 독서모임은 여러모로 참 좋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대화 속에 있는 나도 몰랐던 나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책 읽기가 만만치 않다. 책 읽는 일에도 주기가 오듯 지금은 그래프가 아래로 처져 있는 모양이다. 대화가 아래로 떨어진 그래프를 대신하고 있다. 


  책은 내가 알지 못한 세계를 경험케 한다. 정보를 가득 담고 있고, 작가의 통찰이 녹아있는 책. 예를 들어, <총, 균, 쇠>, <코스모스>, <도둑맞은 집중력>이 있다. 또는 소설. 실제를 한 조각 담고 있는 책을 읽으며, 주인공 눈으로 세계를 보고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며 간접 체험하게 된다. 독서는 지식을 쌓아 보지 못한 곳을 밝게 빛나게 하는 경험이 되고, 소설을 읽으며 사람과 환경의 이해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무언가가 쌓이고, 보이는 시야가 넓어지니 괜한 용기가 생기는 모양이다. 책 친구가 용기를 내어 자신을 찾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용기를 먼저 내어본 우리들에게 질문을 했다. 커피문고 사장인 동생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동생은 음악을 전공했다. 고등학교는 예술고등학교를(이하 예고) 다녔고, 대학은 보컬을 전공했다. 동생에게 있어 노래를 꼭 해야만 하는 일. 아니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다. 예고를 선택한 일도, 대학 전공을 보컬로 선택하는 일도 넘어야 할 언덕이 있었다. 겨우 넘은 언덕 위에서 본 미래는 검은빛이 보이는 구름으로 가득했다. 곁에서 보는 가족도 걱정이 가득했다. 당시 온갖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이 나왔고, 아이돌로 성공을 한다는 광풍이 자극한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또, 극 소수만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쉽지 않아 보였고, 목에는 먹고사니즘이 걸리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동생은 했다. 어머니는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만 한다. 괜한 미련이 남으면 나이 들어서 후회할 수 있다"며 온 힘으로 밀어주셨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짐작해 볼까? 자기 삶에서 하고 싶은 일 -그 일이 먹고사니즘과 거리가 멀고 아무런 전망이 없을지라도-을 원 없이 하고 나서 알게 되는 경험이 있으리라. 누군가의 말도 필요 없고, 오직 경험만으로 얻게 되는 일을 하고 멈춘 건 아닐까?


  책 친구 중 한 명도 비슷한 경험을 내어 놓는다.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어릴 때 도전 해봤다고 한다. 상상 속에서는 화려한 모습만 본 탓일까? 시도한 그 일은 무척 어려웠다고 한다. 커다란 직물에 줄을 긋고 정확하게 자르고 빈틈없이 꿰매는 작업에 마음이 쓰러졌다고 한다. 도전 뒤 마음에 남은 문장을 우리에게 찍어주셨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둘 때 후회가 없었어요. 마음이 후련하더라고요."


  동생은 박수를 치며 맞다고 했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책 친구는 말없이 듣다, 눈물이 찔끔 나온 듯했다. 우리 모두 모르는 척 있으니, 위로가 된다고 고맙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녀의 새로운 시도의 힘에는 책으로 넓어진 세계와 이해하는 힘, 한 조각 포함된 것은 아닐까? 그분은 얼마간 자신을 찾으려고 돌아다니실까? 어디까지 갈까? 그 길에서 만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온갖 질문이 머리에 흩날린다. 


  경험이 단단한 마음을 만들고, 결국 후련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길 바라본다. 책 친구로 마주한 그분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었을까?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역사학자, 법률가인 몽테스키외(Montesquieu)가 한 말이 떠오른다. 


  "한 시간 정도 책을 읽다 보면 어떤 고통도 진정된다." 

   (I have never known any distress that an hour’s reading did not relieve.)


  분명히 고통스러운 순간이 오리라. 책친구가 상처받은 마음을 가져온다면, 몇 가지를 준비하려고 한다. 잔잔한 음악을 흐르게 하고, 따스한 조명을 준비하며,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시간을 만들어본다. 그분이 겪었을 고통이 어떤 일인지 모르지만, 독서모임이 끝나면 그 고통이 잦아들길 바라며 말이다. 



오늘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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