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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Nov 07. 2023

유머는 무엇일까?

깊은 관찰결과를 다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유머는 무었을까?


  유머가 담긴 글을 쓰고 싶다. 안된다. 글을 쓰며, 금언처럼 마음에 두고 있는 문장이 이번에는 마음을 쿡쿡 찌른다. "글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럼 내면에는 유머가 한 조각도 없는 것일까? 원하는 마음과 실력의 격차는 클수록 절망으로 다가온다. 


  최근에 유머가 가득 담겨있는 책을 찾아 읽었다 (아! 유모어 집 같은 건 아닙니다.) <홍차를 주문하는 방법>, <일상 다 반사>, <인생 우화>다. 한 권씩 짧게 말해볼까?


  <홍차를 주문하는 방법>은 일본 철학자이자 작가인 츠지야 켄지가 쓴 에세이다. 빵 터지지는 않지만, 피식피식 거리는 글이 있다. 가감 없이 자신의 감정을 적어내고, 현실과 자신의 차이에서 재미를 끌어낸다. <일상 다 반사>는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라고 자신을 칭하는 키크니의 말장난이 있는 그림 에세이다. 재미있다. 말장난으로 올림픽을 한다면, 국가대표가 될 정도다. 찬탄을 먼저 하고 웃음을 주니, 대단한 힘을 가진 이다. <인생 우화>는 류시화 시인이 쓰신 책이다. 세상에 어리석은 이들을 모아 오는 일을 하다, 한 마을에 모여 사는 이들의 이야기다. 바보 같은 이들의 모습에서 내가 보이고, 그들이 결기에 차서하는 일이 내가 하는 일처럼 보였다. 


  세 권의 책을 읽고 나서 더 혼란스러웠다. 머리를 흔들고 정신을 차리니 커다란 벽이 보였다. 아! 난 유머가 있는 글을 쓰는 일이 쉽지 않겠다는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재밌게 본 드라마가 떠올랐다. <신사의 품격>. 주인공인 장동건은 건축사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 중인 모양이다. 장동건이 회의 중, 직원들에게 묻는다.


  "유머는 뭐다?"


  늘 듣던 소리일까? 직원들은 일동 같은 문장을 외친다. 

  "유머는 깊은 관찰 결과를 다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유머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을 웃기는 말이나 행동"이라고 한다. 유머 소설이 연관 단어로 붙어 있어 누르니 다른 의미를 내어준다. "인간성에서의 부정적 측면을 가볍고 악의 없는 웃음으로 그려 낸 소설을 이른다."


  유머는 인간 알아야 하고, 그것들이 가진 부정적인 측면을 접근해야 한다. 장동건이 직원의 입을 통해 한 문장을 낮게 읊조려 본다. 맞다. 우선 웃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부정적인 면을 보고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똑바로 봐야 한다.


  다음에 적어야 한다. 다정하게, 악의 없이, 비아냥을 빼고 말이다. 그럼 다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는 일일까? 난 어디가 부족한 탓이었을까? 사람에 대한 관찰을 깊이 한 적이 있나 싶다. 아니면, 부정적인 면을 보면 늘 고개를 돌리는 겁쟁이 었을 수도 있다. 유머는 여전히 어렵다. 인위적으로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나온 마음으로 내면을 꾸며보려고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깨달음과 피식 거리는 웃음을 줄 날이 올 때까지 써본다. 



  

오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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