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행복은 스치지만, 추억은 계속됩니다.

by Starry Garden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오늘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는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이다. 행복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왜일까? 문제가 추상적이다. 구체화가 필요하다. 우선 행복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국어사전에는 두 가지 의미를 내어놓는다.


첫 번째, 복된 좋은 운수.

두 번째,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구운몽이라는 소설이 있다. 불도에 수행하는 성진이 세속의 욕망을 고민한다. 스승이 꿈으로 덧없음을 깨우려한다. 꿈이 생생하니, 현실처럼 느껴졌다. 성진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다. 직위는 황제 다음가고, 가족들과는 행복하며, 자식들은 뛰어나다. 장수하고, 건강했으며 모든 이에게 존경을 받는다. 삶 전체가 복된 좋은 운수가 세차게 흐른다.


실제로 있을까? 서양과 동양을 살펴보면 몇 명쯤 있을 법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안온한 삶을 살거나, 태어날 때부터 돌아갈 때까지 운이 함께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내가 역사의 모든 이들을 알 수 없어 조심스럽지만. 없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보면 행운이 삶을 감싸고 있는 사람도, 모두들 자기만의 무거운 십자가를 지기 마련이니까.


다음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다. 이는 두 가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 시간이다. 만족과 기쁨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준이 낮으면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흐뭇한 상태에 도달해 만족할 수 도 있고, 기준보다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기쁜 상태에 닿을 수 있다. 그럼 지속시간은 얼마나 될까?


시간이라는 양날의 검은 강하다. 모든 감정, 심지어 고통도 지속되면 약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살기 어렵다. 기쁜 감정이더라도 계속된다면, 몸이 나마 나지 않을 테다. 다행히, 이 힘이 고통도 사그라들게 한다. 몸도 마음도 일정한 항상성으로 돌아가려는 힘과 시간이 우리를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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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말하는 두 가지 뜻을 톺아보면 행복은 순간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자는 불가능하고, 후자는 내 몸과 마음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다. 행복은 광고에 비유되기도 한다. 길고 긴 현실을 시청하고 있다면, 중간 광고처럼 짧게 흩어지는 광고가 행복이다. 맞다. 스쳐가고 행복은 태어날 때부터으로 지속되기 어렵고, 운이라는 녀석이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는 않는다.


그럼 끝일까? 아니다. 우린 한 명의 따스한 말로 죽음의 벼랑까지 갔다 돌아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한 명의 아픈 짧은 말 한마디에 피를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흘리다 곪아 터질 수도 있다. 행복도 비슷한다. 한 장면으로 우리는 몇십 년을 버티는 힘이 된다.


행복은 스치듯 지나가지만 기억이라는 장면으로 내 생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간다. 내 삶에 머물다간 운을 기억하며 내일을 살아가고, 기준이 높든 낮든 흐뭇한 순간을 추억하며 우리는 오래도록 살 수 있다. 우린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건 아니지만, 행복의 흔적이 우리를 살게는 한다.


행복은 스쳐간다. 자주 있지도 않다. 기준을 조정해도 매번 오지 않는다. 우연히 행복했던 추억을 남기는 일을 가능하다. 기억을 다듬어 선명하게 만든다. 스쳐가는 행복이지만, 추억으로 남기는 일이다.


스쳐가는 행복을 인정하고, 지나간 행복을 기록하며, 내일의 행복을 기다린다.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추억은 내 생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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