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향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Jan 29. 2024

송혜교"작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왜

문장만으로도 큰 마음이 전해니까요.

송혜교 "작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 왜?


  드라마를 자주 본다. <남자친구>. 최근에 감상했다. 송혜교, 박보검이 주인공이다. 우연히 쿠바에서 둘은 만난다. 한바탕 꿈을 꾸고 깬다. 한국으로 돌아간다. 다시 만났다. 꿈이 다시 시작된다. 송혜교는 호텔 대표. 박보검은 신입사원. 위기가 닥친다. 방해꾼이 득실거린다. 둘은 단단히 묶여 극복한다. 


  요약하니 흔히 보던 이야기다. 주인공의 환한 웃음에 홀려 봤다. 드라마에 책이 자주 나온다. 박보검이 늘 읽는다. 왜 그런가 하니, 협찬사에 문학동네가 있다. 마음을 쿵하고 울리는 문장도 잦다. 기억에 오래 남는 장면이 있다. 방해꾼을 뚫고 겨우 만났다. 박보검이 책 한 문장을 보여준다. 송혜교가 말했다.


  "작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 문장만으로도 큰 마음이 전해니까요."


  AI 시대. 작가라는 직업도 위험하다고 한다. 인간이 기획하고, AI가 작성하는 책도 있다. 물론 잘못된 글자도 있고, 중복되는 단어가 잦다. 비문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AI가 성장하는 속도를 보면 이 문제도 쉬이 개선되지 않을까? 


  사실, 작가는 늘 위기에 처해있었다. AI 이전부터. 물론 베스트셀러 아니, 밀리언셀러들은 전업작가로 살아간다. 손으로 꼽는다. 뒤에 있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 그래도 글 쓰는 일을 놓지 못한다. N 잡러라는 말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수호자가 있을 뿐이다.


  거기다, 내 마음도 위기였다. 최근에 내 책을 보고 누군가는 직격 했다. "잡설". 내 글이 안 그래도 시끄러운 온라인을 어지럽게 한다. 안 그래도 쓸데없는 책들 사이에 한 권 더 있는 건 의미 없다. 아니,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다. 글을 쓸 사람은 따로 있다. 또, 충분히 멋진 글들이 세상에 있으니, 내가 쓴 글도 책도 필요 없다. 



  잡설이라고 한 폭탄에 튀는 파편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쉬이 아니라고 못하겠다. 소란스러운 온라인을 흔드는 일. 무용한 책이 환경을 부시고 있다. 밀리언셀러는 무슨. 상이라는 상을 쓸어 담고, 고전이라는 반열에 올라간 책과 글에 비하면 작디작은 먼지다.


  폐를 끼치는 삶. 난 자주 누군가에게 폐 준다. 거기나, 내가 생명이라고 불어넣은 글도 책도 누군가에게 누를 범하고 있다. 작가라는 직종의 위기. 내 글쓰기도 위태로웠다. 그러던 중 송혜교의 말을 만났다. 


  난 이름은 있지만, 세상에는 이름이 없다. 무명이다. 그래도 글을 쓴다. 매일 썼다. 다행히 봐주시는 분들 덕에 계속 쓰고 있다.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고 갔다. 감사한 분들은 내 책을 보시고 감상을 쓰기도 하셨다. 가끔이지만, 위로를 받았다고 하신다. 공감을 했다고 한다. 작지만 내 마음이 전달된 모양이다. 

  

  축복이다. 내가 축복을 받았다. 위로받고 공감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축복이다. 잡설 맞다. 의미 없기도 하다, 무용하기도 하다. 밀리언셀러도 아니다. 세상에는 반짝 빛나는 책도 아니다. 그래도, 작은 마음이지만, 매우 적지만, 누구라도 마음을 전달받는다면. 그렇다면 써도 되지 않을까? 합리화한다. 


  쓴다. 읽는다. 작가였다, 독자가 된다. 작가로 누군가에게 축복이 되고, 독자로 축복을 받는다. 다시 쓴다. 다시 읽는다. 다시 작가였다, 다시 독자가 된다. 잡설이라고 외친 소리가 조금은 작아진다. 축복 덕분이리라. 또다시 쓴다. 또다시 읽는다. 또다시 작가였다. 또다시 독자가 된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도, 견디며 지속하련다. 다시 잡설이라는 소리가 작아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료 책 나눔 이벤트! 글 500편 발행 기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