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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Feb 28. 2024

독서모임 책 선정 방법- 출판사 한정

출판사의 방향에 따라갑니다. 

독서모임 책 선정 방법- 출판사 한정


  취미. 누군가 묻는다면, 난 독서라고 한다. 그럼 상대편의 반응은 비슷하다. 요즘 시대에 그런 구시대적인 취미를 가진 이들이 있는 눈빛이다. 이 정도는 괜찮다. 그렇게 지루한 취미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멋쩍은 웃음을 보인다. 준비한 대사를 읊는다.


  "저렴한 취미라서 독서해요."

  "책을 읽고 있으면 조금 있어보니까요."


  책을 읽는 일은 때로는 고되다. 어려운 문장을 짚어가는 일도 힘들고, 처음 보는 내용이라 따라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건 재미있다. 꽤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읽을거리가 많고, 한번 읽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읽으면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만나게 되니 말이다. 


  정말 오래도록 할 수 있는 드문 취미가 바로 독서다. 홀로 있는 책도 재미있지만, 함께 읽는 책도 재미있다. 긴 시간 동안 함께한 독서모임에서는 단단찬 책친구들 덕분에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번 글에서는 주제어를 중심으로 단어를 깊게 알아가는 책 선정 방법을 시도했다. (<독서모임 책 선정 방법- 주제어>)


  이번에는 "출판사 한정" 독서모임이 있다. 


  출판사마다 고유의 색이 있다. 어떤 출판사는 자기 계발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출판사는 장르소설인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에 고유한 힘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몽글몽글한 책이 주로 나오는 출판사도 있고, 우리의 삶이 녹아있는 에세이만 내는 출판사도 있다. 뿐만 아니다. 같은 출판사 이름 아래, 같은 색을 뿜어내는 라인을 만들기도 한다. 


  출판사 한정 책 읽기는 그들의 철학을 알아가는 기회가 된다.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출판사 "안전가옥"에서 나온 시리즈를 따라가기로 했다. 안전가옥의 책들은 독특하다. 장르 소설의 안식처라고 할까?


  거기다, 작가와 PD가 협업을 한다. 책 마지막에는 작가의 말과 함께 PD의 말이 나란히 놓여있다. 특히 쇼-트 시리즈에 손이 갔다. 짧지만 신선한 소재와 끊을 수 없는 문장들이 이어져있다. 독서모임에서 선택된 책은 다음과 같다. 


  <성은이 냥극하옵니다>, <당신에게 죽음을>, <미래 변호사 이난영> 하나씩 살펴볼까?


안전가옥

  <성은이 냥극하옵니다>는 숙종 때, 유명한 고양이의 이야기다. 실록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일화다. 숙종이 키우던 금묘. 소설에서는 금손이 사라진다.  처지가 궁벽한 변 포교는 이를 찾아 삶을 역전시키려 한다. 금손을 따라가는 길. 거기에는 가장 낮은 곳에서 사는 이들의 사정이 있다. 그가 외면했던 세상. 결국 변포교는 금손을 찾아 인생을 역전할 수 있을까?


  <당신에게 죽음을>은 넷플릭스 같은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우연이 만든 인연. 설희와 이수혁이 만난다. 설희는 이수혁을 만날수록 비밀을 알아가게 된다. 숨겨둔 이야기에는 악인과 광인이 있다. 법을 피해 가는 악인 이를 처벌하는 광인. 아니. 그 반대일까? 무엇이 옳은 일이 될까? 손에 땀을 쥐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책을 덮지 못하게 한다. 


  <미래 변호사 이난영>은 우리가 맞이할 법한 미래를 그린다. AI와 안드로이드가 우리를 밀어낸다. 정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옛것은 정말 후지기만 한 것일까? 그럼 우리의 존재는 어디서 인정을 받고, 우리의 가치를 이제 무엇으로부터 나오게 될까? 인간 변호사라는 이름으로 변화된 세계를 견디는 이난영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안전가옥은 문장이 경쾌하고, 덮을 수 없는 흡입력이 대단하다. 또 하나는 소재가 정말 특별하다. 생각지도 못하는 설정이 단단한 개연성으로 묶여있다.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일쑤다. 더 읽고 싶어 진다. 


   안전가옥이라는 출판사의 이름처럼, 외면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를 키워내고, 보호한다. 사소한 이야기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고, 과거라는 무대 속에서 그려진 이야기가 현재를 돌아보게도 한다. 책 몇 권 읽어내고 출판사의 모든 철학을 알 수는 없다. 다만, 궁금하다. 그들의 색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멋진 책을 내어준 대른 출판사들도 궁금하다. 


  독서모임에서 책 선택이 어렵다면, 출판사를 하나 정해보자. 그리고 따라가자. 그럼 그들의 색.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알게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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