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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r 26. 2024

답이 없는 글쓰기. 3개의 플랫폼에 글을 쓰는 이유.

브런치 스토리, 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 인스타그램.

답이 없기에 계속할 수 있는 일은?


  매일 글을 쓴다. 플랫폼도 다양하다. 브런치스토리, 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 인스타그램. 주제도 여럿이다. 에세이를 쓰기도 하고, 대학원생을 위한 정보를 담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주 다니는 맛집도 소개한다. 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에는 우리 곁에 있는 과학을 조금은 쉽게 적어 내려고 애쓴다.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에는 독후감과 좋은 문장을 꺼내놓는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글을 썼지만, 아직도 어색하다. 아마 20년 가까이 독자로 지낸 탓이리라. 여전히 발행하는 일이 주저하기도 하고, 발행한 글이 이상하진 않을까 마음을 조리기도 한다.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길을 잃는다. 답이란 존재할까? 만약 글쓰기 정답이 있다면 모두 같은 글이 나와야 하는 건 아닐까? 답이 없기에 다양한 글이 있고, 그렇게 믿기에 글을 쓴다. 


  자칫 산만하다 할 수 있지만, 플랫폼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각각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브런치 스토리. 대부분 에세이를 쓰고, 독립서점을 알리며, 전공 관련 정보를 남긴다. 에세이는 불안을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내가 가진 걱정은 생각보다 작았고, 내가 느끼는 불안은 생각보다 급히 오는 일이 아니었다. 나를 위한 글쓰기다. 쓰고 있으니, 관심을 자기는 분들도 있고, 공감하시는 분도 있다.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브런치 스토리다.


  독립서점을 알리려 노력한다. 귀한 공간을 많은 분이 누리기를 원한다.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을 테고, 그럼 독립서점도 궁금하지 않을까 하여 소개한다. 다른 글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정보를 나누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과정 모두가 소중하다. 


  인스타그램. 책을 매년 120권 가까이 읽으니, 잊는다. 읽었던 책을 펼쳐 보면 놀랍다.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두 잃어버리면 허무하다. 늘 혼자 읽으니,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지도 고민케 한다. 조금이라도 기억을 연장하고자 했다. 써 놓고 다시 읽으면 희미하지만 떠오른다. 거기다, 작가들이 혼을 담아 써 놓은 문장을 옮겨 적으면 내게도 글의 힘이 깃들기도 한다. 


� Starry garden 책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tarry_garden_/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 과학도 마찬가지다. 박사지만, 모르는 게 여전히 많다. 박사의 '박'이라는 글자가 '얇을 박'이라는 말도 있다. 박사는 많이 아는 이에게 붙이는 말이 아니라, '학습' 능력을 가졌다는 표식일 뿐이다. 모르는 건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학습 방법 중 가장 명징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가르치는 것' 곁에 있는 흐릿한 사실을 가르치기 위해 쓰니,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앎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알게 된다. 공부가 재밌냐는 말에 난 그렇다고 말하겠다. 


� Starry garden 별빛 사이언스 레터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phdscience/scienceshorts



  글쓰기의 시작은 우선 내 만족이다. 어떤 글이든 자신만의 색을 보이게 된다. 글 쓰는 일에 답이 있을까? 세상에 딱 떨어지는 답이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글에도 답이 없다고 믿는다. 답이 있다면, 난 거기에 도달할 수 없으니까. 답이 있었다면, 이미 과거에 수많은 작가들이 거기에 도달했으니 내 자리는 있을까 싶다. 운이 좋아 도달한다 하더라도, 온전히 내 것이라도 할 수 있을까? 답이라는 게 있다면, 글을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하나 같이 같지 않을까?


  답이 없기에 할 수 있다. 답이 없기에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고, 답이 없기에 다양한 모양의 글이 나올 수 있다. 답이 없기에 다양성이 유지된다. 생물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 다양성은 답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임의적으로 변하고, 때로는 주어진 환경에서 적응하며 그들의 모습을 바꾸기에 나타날 수 있다. 



  다양성은 생존성과 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모양 덕분에 환경에 급격한 변화에도 살아남을 녀석이 하나쯤은 있게 된다. 그러기에 글에는 답이 없어야만 한다. 다양한 모양.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두어야. 어떤 추세에도 맞을 법한 글이 남게 된다. 그리하여야 한다. 


   조회수가 폭발할 수 있는 글. 정답처럼 보이는 글을 쓸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만의 글, 내가 생각하는 글을 쓴다. 다양하게 마음 편하게 쓰는 일이 맞지 싶다. 그러다 우연하게 자라난, 내가 마음 가는 대로 써 놓은 글이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을 줄 누가 알까? 물론 그렇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다. 쓰는 일 자체, 글 쓰는 과정 자체나 내게 남을 테니.


  매일 글을 쓴다. 다양한 플랫폼에 남긴다. 여전히 쉽지 않다. 자주 주저할 테다. 그래도 쓴다. 씨앗이 언젠가 발아할 테다. 뻗어 나갈 테다. 그날이 오는 과정을 즐기며 나는 쓴다. 어떤 플랫폼에 쓸지 고민하고, 어떤 글을 쓸지 고뇌하는 모든 분들에게 주저 없이 당신의 색을 보이는 글을 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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