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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r 05. 2024

매일 복권 긁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이유.

해야 당첨이라도 될 수 있으니까요.

매일 복권 긁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이유.


  매일 글을 쓴다. 일주일에 브런치 스토리 업로드 5편, 독서기록장에 적어둔 독후감을 정리해 인스타그램에 일주일 5편,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에 일주일에 1편. 발행 주기는 서로 다르지만, 매일 쓴다. 계속 쓰며 느끼는 바가 하나 있다. 복권 사는 것 같다. 


  복권은 가끔 산다. 재미 삼아 선물로 산다. 그들에게 낮은 확률을 뚫고 특별한 일이 일어나길 바라며 드린다. 설레는 마음을 담아 기대감을 준다. 막대한 돈이 생긴다면 무슨 일을 할지 공상하며 배시시 웃길 바라며 곱게 접어 준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다른 생각을 한다. 박사 과정 때 통계를 공부한 탓이리라. 아니면, MBTI에서 T라서 그런 것일까?


  복권이 당첨될 확률을 얼마나 될까? 1등은 814만 5,060분의 1. 2등은 135만 7,510분의 1. 3등은 3만 5,724분의 1, 4등은 733분의 1, 5등은 45분의 1. 희박한 확률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매주 어떻게 1등이 나오는 나올까? 거기다, 1등이 2명이 나오는 일은 빈번하고, 50명이 나온 적도 있다고 한다. 놀랍다. 누군가는 매주 낮은 확률을 뚫고 당첨이라는 기적을 받으니.


  검색을 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매주 복권이 약 1억 개 정도 팔린다고 한다. 모두 다른 조합으로 일괄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1등만 12명이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보니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복권판매점에는 여지없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로또 명당"


  확률로 생각하면, 의미 없다. 정말 1등과 2등이 수두룩 나오는 곳은 사실, 판매가 많이 되는 곳이다. 거기서 내가 한 장을 산다면, 사실 확률은 다른 곳과도 다르지 않다. 이 사실을 기반으로 가장 확실한 1등이 되는 방법. 많이 사면 된다. 그럼 확률적으로 당첨은 확실하다. 웃음도 안 나오는 이야기인가 싶다. 


  여기서 매일 글을 쓰는 이유가 매일 복권을 사는 이유로 닿는다. 많이 써서 확률을 높인다. 1등부터 3등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가끔 5등에 당첨되길 바라며 쓴다. 물론, 1등의 기준도 다르겠다. 조회수가 될 수 있고, 많은 좋아요가 될 수 있다. 내가 쓴 글에 흡족한 정도도 될 수 있겠다. 내 글은 대부분 폭발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다. 살 때마다 낙첨되는 복권처럼. 그래서 매일 쓴다. 1등이 당첨되는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쓴다. 모든 복권을 사는 것처럼 쓴다. 그럼 하나쯤 4등이나 5등이나 되리라는 믿음으로.


  복권을 긁는 느낌으로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난 한 편을 멋지게 쓸 자신이 없다. 감동을 주고, 재미도 주며, 교훈과 정보를 담고 있는 글. 쓸 자신이 없으니, 매일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쓴다. 얻어걸리길 바라는 마음 한 조각을 넣는다. 당첨되지 않는 수많은 복권을 사듯, 글을 써낸다. 

 

  오늘도 글을 쓰며,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발행한다. 낮지만, 당첨될 확률을 조금씩 늘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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