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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May 03. 2024

사계절을 알고 싶은 독립서점- 대구 고스트북스.

참을 수 없는 구매의 유혹

사계절을 알고 싶은 독립서점- 대구 고스트북스


  귀한 떠남. 바쁜 틈을 비집고 가는 여행. 목적은 여럿이다. 꼭 꼭 포함 되는 일정이  있는데, 바로 독립서점 방문이다. 대구. 척박할 출판 환경, 어려운 책 시장에서도 견고한 마음으로 지켜내는 책방지기는 대구에도 있다. 이름난 독립서짐인 "고스트북스"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 5천 명. 어떤 점이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끌게 된 것일까? 독립서점은 책방지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 궁금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나섰다. 설레는 마음 덕분일까? 저심은 이르게 먹었고, 자전거를 탔기에 일찍 도착했다. 1시가 되기 20분 전.  


  고스트북스를 나타내는 아이콘을 따라 걸었다. 계단을 타탁 타탁 올라갔다. 책방지기 얼굴이 계단 사이로 뺴곰 나온다. "서점 오시는 건가요?" 고개를 끄덕이니 웃음과 미안함이 묘하게 섞어 말이 흘러내려왔다. "아직 준비 중이라서요. 조금만 있다가 오실 수 있을까요?" 난 오히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도 내려왔다.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람은 시원했다. 여자친구와 목적 없이 거닐었다. 틈에 앉았다. 우연히 만난 여유를 행복으로 쉬이 변하게 된다.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 좋은 카페를 점찍기도 하고, 재잘거리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게 된다. 


  시간이 된 모양이다. 걸었던 길을 되짚었다. 도착하니, 벌써 두 분이 계신다. 고스트북스는 출판사이자 독립서점이다. 평소에 보기 어려운 해외 출판에서부터 기존 서점에서 볼 수 없는 개성을 지닌 독립출판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아기자기한 그림, 키링도 기다리고 있다. 고스트북스의 압권은 바로 빛이 커다란 창이다. 


  화창한 햇살이 쨍하고 들어오니, 책들이 더 화사해 보인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궁금하다. 어둠이 내린 밤, 조명이 환하게 켜진 그곳의 책은 어떤 모습인지, 비가 내리는 날에 비치는 이곳은 어떤 모습일지, 눈이 올 때 이곳은 어떤 모습일지.



  고스트북스는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멈추지 않는다. 낮과 밤에도 얼굴을 바꾼다. 겨울과 여름도 다를 테다. 서점은 시시각각 변신한다. 사람을 알려면 사계절을 지내봐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고스트북스도 그렇다. 변화하는 밖을 액자로 걸어낸다. 매일 같은 날이 없는 서점. 


  모시고갈 책을 몇 권 들고 고스트 북스 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계대공황 레시피북>,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밥보다는 아파트를 짓습니다>. 어디서도 쉬이 볼 수 있는 책. 여자친구 손에도 책이 손에 들여있다. 안 그래도 무거웠던 가방이 한층 더 무거워진다. 참을 수 없는 구매의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다음이 기대된다. 어떤 모습일까? 그날의 창은 어떤 액자로 걸려있을까? 고스트북스 사계절이 궁금하다. 이제는 대구를 고스트 북스를 보러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선다. 다음 계절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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