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Sep 17. 2024

작가는 결국 듣는 사람이다.

대화에 글감이 넘칩니다.

작가는 결국 듣는 사람이다.


  글을 쓴 지 2년이 넘었다. 글을 쓰고 난 참 많이 변했다. 책과 글을 더 많이 읽게 된다. 글을 쓰기 위해 읽는다. 들어오는 게 없으면 쓸 수 없다.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려 하니, 텔레지번도, 유튜브로 줄어들었다. 온통 시간을 읽고 쓰는데 썼다. 작지만 아는 게 쌓여간다.


  쓰는 일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일이 된다. 나를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글쓰기다. 부족한 점도 보였고, 고쳐야 할 점도 보인다. 작지만, 실천하며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각도를 틀어냈다. 글쓰기 전보다 난 아주 조금이지만 좋은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


  변화가 또 있다. 바로 대화다.

  글을 쓰고, 책을 쓴 걸 아는 사람이 내게 참 많은 말들을 한다. 주제는 여럿이다. 옛날에 자신이 겪은 일이기도 하고, 불현듯 자신에게 뮤즈가 와서 아이디어를 남겼으니, 써보라는 흥분된 이야기도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그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놀랍다.

  한 편의 글로 손색없는 이야기를 줄줄줄 읊는다. 책 읽기를 통한 인풋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인풋이 있게 된다. 이야기를 듣고 난 짧은 제목과 내용을 얼기설기 엮어내 본다. 어떤 글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떤 글을 금방 나온다.


  대화를 하며 인증(?) 절차를 거치지만, 발행하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 짧게 내용을 이른다. 그럼 모두 주저 없다. "공개를 허가하노라." 그럼 난 글을 발행하고 많은 분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글 쓰는 사람은 말을 하는 사람도, 글만을 써서 자신의 보여주는 사람도 아니다.

  글 쓰는 사람은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고,

  글 쓰는 사람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매일 글을 쓴다. 최근 X(옛날 트위터)에 문장을 수집하며 글을 쓰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일주일에 하나씩 발행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일주일에 3개의 서평을 남긴다. 브런치 스토리에는 매주 3개의 글을 업로드한다.


  글을 시작할 때는 글감이 계속 있을까 겁났다. 지금 써보니, 글감은 계속해서 있다. 듣는 다면 말이다. 글을 쓰다 멈칫거리거나, 글감이 없어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그때는 들어야 한다. 자신이 작가임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흘러 사라지지 않고 남길 원하며, 그 일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길 테다.


  작가는 결국 듣는 사람이다.

  계속 쓰고 싶으니, 난 계속 들을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치타델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