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는 없지 말입니다.
지금 같으면 성희롱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넌 여자애가 참 애교가 없어~”라는 말을
당당하게 해 대는 선배들이 많았습니다.
어느새 꼰대 취급받을 김과장이 되었지만,
선배들에게는 저도 되바라진 후배인 편이라,
절대 지지 않고 되받아치곤 했더랬죠.
“부장님, 애교 그거 있으면 어디다 씁니까? 국 끓여 드시게요?”
방송 제작사에서 일하는 한주가 PPL 촬영을 기피하는 배우와 감독을 설득하는 장면이었다. 한주는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스텝들 때문에 혼자 애를 태우며, 스텝들을 일일이 찾아가 계약 사항과 위반 시 책임져야 할 내용을 설명한다. 그러자 감독은 다리를 꼬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말한다. “황 PD, 여기 나, 카메라 감독, 배우, 매니저 다 남자지? 아니 오빠~ 하면서 애교 있게 설득하면 못 이기는 척 다 들어줄 텐데, 왜 이렇게 일을 어렵게 해?!”
한주는 결국 질리도록 오빠를 부르며 애교를 부렸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애교를 부린 건 아니다. 일부러 과도한 액션과 콧소리로 모든 스텝들이 보는 앞에서 원맨쇼를 하는 방법으로 그들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한주를 멈추게 하기 위해 결국 PPL 촬영을 했다. 한주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긴 했지만, 씁쓸한 얼굴로 동료와 술잔을 기울이며 에피소드는 끝난다.
그러니 회사는 직급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오빠”라고 불러달라는 사람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