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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 Oct 22. 2023

05. 당신이 가장 처음 본 공연은 무엇인가요?

런던에서 볼 뮤지컬 예약하기.

당신은

인생에서 가장 처음 본 공연이 무엇인가요?


내가 가장 처음 본 뮤지컬은 '캣츠'였다.

대도시에 살고 있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대부분의 공연은 서울에 몰려있었다. 지금도 대부분 수도권에서 큰 공연들이 이루어진다. 이젠 지방에서도 공연이 꽤 많이 열리긴 하지만. 당시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이 있었다. 이레적으로 내한팀이 전국을 돌며 공연을 했다. 내가 살던 도시에서도 공연이 열렸고, 엄마는 부모님 것뿐만 아니라 어린 나와 동생 좌석까지 예약했다. 그때 '캣츠'는 직접 무대를 만들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간 공연장은 신기하기만 했다. 지금도 오랜 시간 공연이나 영화를 집중해서 보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동생은 당시 '캣츠'뮤지컬은 꽤 잘 봤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고양이들과 화려한 쇼, 그리고 관객과 함께하는 호흡까지. 정신없이 진행되는 공연에 눈을 떼지 못했었다. 쉬는 시간에 관객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고, 관객 무릎에 얼굴을 기대고 있는 고양이들이란.

Memory를 부르며 높이 올라가는 고양이의 감동적인 모습은 두고두고 지금까지도 내 마음속에 반짝인다.


이렇게 나는 뮤지컬이라는 공연에 매료되었고,

그 이후 공연장을 자주 찾았다.

지방에서 기회가 닿지 않으면

서울에서도 공연을 종종 보곤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명성황후 등.

나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소극장 연극도 꽤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뮤지컬 넘버는 참 좋아하지만

보지 못했서 놓친 공연이 있었다.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사촌동생이 한때 가장 좋아했던 뮤지컬이라,

사촌동생 방에  "오페라의 유령"과 관련된 굿즈가 한가득이었고, 그녀 방에서 CD를 통해 The Phantom of the Opera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 그 음악이 참 좋았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볼 기회를 한국에서 놓치고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었다.


런던.

패키지여행에선 할 수 없었지만

자유여행을 간다면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것 하나!

이번 배낭여행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

바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보기였다.


1986년 "오페라의 유령"을 초연했던

오페라의 유령 전용극장인

her majesty's theatre에서 "오페라의 유령" 보기!

지금은 his majesty's theatre로 바뀐 듯하다. 하지만 난 여왕폐하 시절에 런던에 방문했으므로  her이다.

 https://www.facebook.com/photo/?fbid=875130817532783&set=pcb.875131054199426

                           사진 출처 :   The Phantom of the Opera 공식 페이스북    



그래서 여행 출발하기 전, 

미리 오페라의 유령을 예약했다.


런던에서 뮤지컬을 보기 위해 미리 해야 할 작은 팁이 몇 가지 있다.



1. 예약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날에도 뮤지컬을 보고 싶었지만 모두 매진으로, 이후 공연은 볼 수가 없었다.

이처럼 현지에서 사는 건 변수도 많고, 미리 예약해가야 한다. 미리예약하고 예약번호와 프린트된 종이가 필요하다. 아니면 핸드폰으로도 할 수 있는데, 핸드폰은 유럽에서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유럽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 중 하나. 핸드폰이 안 터져. 내속만 터져.

대한민국 IT강국! 한국처럼 핸드폰이 잘 되는 곳은 없다.


나 역시 한국에서 미리 표를 예약했다.

우리나라 블로거님들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하나씩 2층에 두 자리를 예약했다.

예약은 생각보다 복잡하지만 충분히 할 만했다.

(블로그와 카페등에 예약방법과 좋은 좌석까지 하나하나 캡처되어 세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런던에, 아니 유럽에 도착한 다음 날 우린 공연을 보려고 예약했다.

날짜를 강조한 이유가 있다. 꼭 유럽에서 공연을 보실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

 공연은 꼭 시차적응이 되신 후 보세요. 
제발, 너무 재미있는데, 흥미진진한데, 티켓값도 비싼데! 
시차적응의 실패로 너무 졸려요ㅜㅜ막 고개가 떨어져요ㅠ 



2. 복장

  her majesty's theatre 답게,

이름부터 여왕폐하답게.

의상에도 신경을 써야 된다 생각했다.

(복장에 규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잘 차려입고 온다 한다. 내가 갔을 때도 그렇고. 어디서 주워듣기로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가는 건 매너가 아니라고 들었다.)

일부러 뮤지컬을 위해

한국에서부터 트렌치코트도 가져가고,

신발도 로퍼를 따로 챙겨갔다.

편한 로퍼나 슬립온을 가져가면

나처럼 구두를 신기 힘든 분들은 충분히 격식차림에도 어울릴 수 있으면서 운동화처럼 편함을 느낄 수 있다.

트렌치코트는 꼭 미리 꺼내어 걸어두어야 한다. 물을 뿌려서 걸어두면 캐리어 속에서 작고 쭈글쭈글해진 트렌치코트가 조금은 펴진다.

이 트렌치코트와 로퍼는 가을에 했던 배낭여행답게 두고두고 사진에 아름답게 남겨있다.



3. 미리 스토리를 익혀 두는 것은 필수!

  뮤지컬을 보다 보면 노래로 대사를 이어가기에 한국어여도 알아듣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공연을 보기 앞서 우리는 근처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으며 인터넷으로 미리 자세한 스토리를 정독했다. 작은 핸드폰으로 보려니 힘들었다. 한국에서 미리 보고 올 걸. 


대부분 보러 가는 뮤지컬의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겠지만, 

뮤지컬을 보다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미리 내용을 자세히 알아두는 게 좋다.

뮤지컬 곡, 뮤지컬 넘버등을 미리 들어보고 가는 것도 추천하는 사람도 있었다.


https://www.facebook.com/photo/?fbid=829098028802729&set=a.829098022136063

사진 출처 :   The Phantom of the Opera 공식 페이스북   





공연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공연, 스포츠, 이런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이

사실 삶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비생산적이라고 치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면서 공연을 본다.


나 역시 비싼 티켓값을 투자해서,

짧은 여행기간 중에 시간을 투자해서,

영국까지 날아가자마자 이틀째 되는 날 뮤지컬을 보았다.

너무나 좋아서 볼 수 있는 다른 공연은 없나 다음날에도 티켓박스를 기웃거렸다.


공연은 왜 볼까?


삶이 윤택해지기에?

취미생활?

나에게 주는 힐링?

나는 아직 정확한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기회만 된다면 뮤지컬이나 연극, 콘서트와 같은 공연을 찾는다.


영화나 TV에서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을 느끼며 심장이 뛴다.


누군가는

전시회장을 찾고,

누군가는

스포츠 경기장을 찾고,

누군가는 

공연장을 찾는다.


그 순간 두근거리는 마음의 반짝임을 느끼며.



당신에게 공연은 어떤 의미인가요?

당신이 처음 본 공연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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