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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아 Aug 18. 2015

'싫다'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그 두 글자를 뱉어내기 위해 소모한 많은 시간들에 대하여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가 파랗게 남았던 금요일. 못 다 한 얘기를 쏟아놓느라 들렀던 카페의 소음 중 8할은 차지했던 것 같다. 부끄럽게도 그렇게 여기저기 폐를 끼치며 뱉어냈다. 목이 따가웠지만 속은 시원했던. 


풀고 싶은 오해가 있는가 하면 그대로 두고 싶은 오해도 있다. 제발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제발 몰라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늘 가장 싫은 건 내 진심을 왜곡하는 경우였다. 대개는 나의 긍정을 의심하는 편이었는데 일련의 스트레스 받는 일들을 겪고 나니 그보다 더한 것, 나의 부정을 부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자의적 해석과 자만, 무례함에 무더위만큼 지쳐버렸다. 


싫다. 나는 이 '싫다'는 단어를 말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지 돌이켜 본다. 좋아하는 게 생기면 정말 많이 정성을 다해 좋아하고 그렇게 무언갈 정성껏 좋아하는 나를 좋아했는데, 막상 싫다는 것엔 그리 솔직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래서 늘 편두통을 달고 살았는지도. 


싫다. 싫다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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