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필스너 우르겔.

왜 고국에서 보다 맛있니?

by 조승현


필스너.jpg
도수 - 4.4%

맛 - ★★★★☆

쓴 맛 - ★★☆☆☆

곡식 향 - ★★★☆☆

ps - 간단한 스낵이나 치즈와 함께 먹으면 더욱 꿀맛.


일을 마치고 오다 편의점에 들렀다. 이른 아침을 뙤약볕에 축구로 시작했더니, 하루를 마치려면 맥주가 한 캔 필요했다. 마침 다 떨어진 맥주를 채워 놓으려 나선 편의점은 언제나처럼 행복하다. 수입 맥주 네 캔에 만원은 신이 내린 선물과도 같다.


메뉴가 많은 식당에서는 언제나 음식 고르기가 힘든 법이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어느새 많아진 종류에 마냥 행복한 웃음을 짓지만 그래도 고르긴 어렵다. 오늘은 하루가 힘들었으니 무언가 있어 보이는 맥주가 당겼다. 겉 질감이 사륵 사륵한 필스너가 눈에 들어왔다. 초록색 바탕에 리듬감 있게 써진 '필스너 우르겔'이란 글자가 마음에 들었다. 언제 봐도 잘 생긴 맥주다. 그래 오늘은 너다.


적절히 도는 쓴맛에, 깔끔한 뒷 끝. 가득 찬 곡식 향이 맘에 드는 맥주다. 함께 사온 햄버거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다크 한 맥주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많이 라이트 한 맥주를 좋아하지도 않기에 적절한 필스너의 쌉싸름함이 입에 딱 떨어진다. 안주 없이 먹는다면 계속 입에 쓴맛이 돌 수도 있을 법 하지만, 작은 과자 몇 알 만 있어도 쌉싸름함을 쉽게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모로 가벼운 안주와 딱 맞는 맥주인 듯하다. 분명 체코에서도 한 드럼을 먹었는데, 그때 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친 밤 맥주 한잔에 위로를 받는 것에 대한 감사함 일 수도 있겠다. 오늘의 맥주 선택은 아무래도 신의 한 수에 가까운 듯하다. 필스너, 딱 내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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