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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Jul 22. 2017

화성산 감자를 카트에 담는 날

2010년, 네덜란드 민간 출자 프로젝트 '마스원(Mars one)'은 아래와 같은 공고를 냈다.


화성에 갈 사람을 모집합니다.
 (주의 : 돌아올 수 없음)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돌아올 수 없다니, 그럼 평생 그곳에서 산단 말인가. 맞다. 마스원 프로젝트가 제안한 '화성 탐사'는 완전 이주가 조건이었다. 심지어 신청을 위해선 소정의 신청비도 내야 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제안이라니, 기도 안찬다. 그러나 얼마 후 마스원의 발표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눈을 비볐다. 신청자수는 무려 20만 명이 넘었다

화성 기지 상상도 [by mars-one]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편도 화성 탐사에 신청한 사람이 무려 20만을 넘었다. 세종시의 인구가 약 20만 명 인걸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참여다. 2015년, 마스원 측은 신청자 중 100명을 선발했다. 이 중 24명을 탐사 대원으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발사 예정일은 2031년, 고작 14년 후다.


 마스원뿐만이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고 천명했다. 일명 'JOURNEY TO MARS' 프로젝트다. 2016년, 오바마가 직접 나서서 언급했으니 그 의지를 알만하다.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자 민간 우주기업 SPACE-X의 CEO 엘론 머스크 역시 "2022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라고 밝혔다. 부모님의 원수가 화성이 있는 것처럼 모두가 그곳에 가려고 안달이다. 화성 이주는 그만큼 가능성 있는 일이 되었다.

(왼쪽) 영화 마션의 장면과 실제 화성 탐사 연구(오른쪽)



 화성에 도시를 건설한다거나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었다. 어린 시절 그렸던 미래의 상상도에나 등장할 소망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백 년은 걸리지 않을까 했던 일들이 이제 십 년도 채 남지 않았다니. 영화 '마션'의 감자를 먹어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언젠가 화성산 감자가 판매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 모든 건 그것을 상상했던 사람들 덕이다. 가당치 않은 것들을 꿈꾸고,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것이다. 그러므로 허무맹랑한 상상은 과학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가능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 가능해지고, 꿈꾸었던 것들이 이루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가끔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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