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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Dec 10. 2018

별을 새긴 밤

작은 빛들이, 짊어진 시간

지난 주말엔 천문대를 찾은 아이들과 오래도록 별을 보았다. 반짜-악, 하고 별이 빛나는 소리가 나는 밤이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가 야속할 따름이었다. 추위가 볼끝으로 빠알갛게 오를 때까지, 우리는 별을 주웠다. 흩뿌려진 보석들에 넋을 놓았다.


반짜-악. 별이 빛나는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은 쪼르르 달려갔다. 작은 손을 하늘에 대며, 어쩜 저렇게 예쁠까? 하고 입을 조그맣게 움직였다. 빛은 입을 거쳐 눈에 담겼다. 


 별빛 같은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바라보는 별빛은, 각자의 별에서 수 백 년이나 걸려 우리에게 온다지. 모두 비슷한 밝기로 반짝 거리지만 저마다의 시간이 있다지.


  눈에 찬란함을 담은 오늘도 앞으로의 기억에 묻혀 흐려질지 모른다. 그저 추웠던 날로 기억될는지도 모르고.

그렇다 해도, 추위 아래 품은 별빛은 저마다의 시간을 짊어질 것이다. 작고, 조그마한 추억이 되어.


 아이들이 돌아가고, 여운이 남은 별빛을 아쉬워하며 돌아보았다. 이따금 옅은 구름이 머리 위를 지나거나 몇몇 별이 산 뒤로 숨었다. 허나 사라진 빛만큼 또 다른 별이 뜨며 모자란 빛을 채웠다. 간직하고 싶은 하루. 마음에 빛을 새기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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