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도 서툴게 걸었다

by 조승현


‘이별’이라는 말을 들었던 가장 의외의 순간은 천문대 수업을 할 때였다. 밤하늘에 쌍둥이처럼 함께 있는 별들은 꼭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다를 수 없이 먼 거리라고 알려주었다. 이 두 별은 실제로 수백 광년이나 떨어져 있단다. 아이가 말했다.

“이별의 뜻이 별과 별 사이만큼 멀어졌다는 거예요?”


나보다 두 해 늦게 태어난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행복한 순간은 무섭다. 꼭 쥐면 깨질 것 같아서 두렵고, 사라지면 어쩌나 겁난다. 뱉은 말에 반의 반도 잘해주지 못하면서, 온통 걱정뿐이다. 행복하지만 불안한 순간 깨달았다. 나는 사랑에 서툰 사람이구나.


오래전 친구가 이별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별이 처음도 아니면서 마음을 어떻게 가누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르던 사람이 그저 다시 모르는 사람이 되었을 뿐인데, 마음이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제 그녀가 없다고 했다. 자신이 껍데기 같다고 했다. 차가운 말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주저앉아 땅만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땅을 만난 사람처럼, 바닥에 엉엉 울음을 쏟았다


별만큼 먼 사이를 생각해 본다. 보이지만 닿지 못하는 거리. 온기를 알지만 결코 느낄 수 없는 공간. 본래의 위치에서 각자의 시간을 살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거대한 우주에 홀로 남겨진다는 것.


가로등이 쓸쓸한 골목길을 둘이 걸었다. 신발 끝에 걸린 외로움이 걸음을 잡았다.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캄캄한 생각들 사이로 외로움도 서툴게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