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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Feb 26. 2020

반짝반짝 작은 별-

“별은 왜 반짝여요?”


 눈부시게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많은 아이들이 묻는다. 보석처럼 여러 빛을 내는 게 여간 신기한가 보다. 하지만 실제로 별이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 도달한 별빛이 대기층에 의해 흔들린 탓이다. 반짝이는 별은 사실 일렁이는 별빛이다.     


 천문대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한 아이가 달려와 서운하다고 했던 적이 있다.


“선생님! 너무해요. 지섭이한테 저 모른다고 하셨다면서요?”

“무슨 소리야, 선생님이 어떻게 윤호를 모르겠어?”

“지섭이가 저 아냐고 물었을 때, 선생님이 모른다고 했댔어요!”

“지섭이가 수업 중에 물어보길래, ‘친구 얘기는 끝나고 물어봐줘’라고 했던 거야!”

“진짜죠? 그럼 선생님 저 아는 거죠?”

 

 윤호는 비로소 도끼눈을 풀고 토끼눈으로 밝게 수업을 들었다. 얼마나 실망하고 서운했을까. 설마 친동생보다도 더 자주 보는 윤호를 모를 리가.     

 말은 꼭 별빛 같다. 처음 나온 말이 뭉툭하고 맹맹했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며 공기 중에 흔들린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날카롭게 깎여 가슴에 꽂히는 말이 되기도 한다. 반짝이는 모습이 꼭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흔들린 별빛을 원래의 모습으로 보기 위해 천문학자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공기중에 레이저를 쏘아서 빛이 흔들리는 양을 찾아내는 것이다. 마치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의 패턴을 알아내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처럼.

 하지만 모자이크 된 사진을 원본 사진으로 돌리는 것보다는 다시 찍는 게 훨씬 쉽다. 결국 흔들리지 않은 순수한 별빛을 보기 위해 대기 밖 우주로 망원경을 쏜다. 역시 말이나 빛이나 원본 그대로 전달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러니 나도 다음 시간에 윤호에게 직접 말해줘야겠다.


 “윤호야, 선생님이 너 많이 좋아하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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