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ASD) 가족이 세상에 바라는 것..

by 다른우주

내가 20대이던 어느 날이다.

나와 마주 보는 방향으로 옆을 지나던 덩치 큰 남학생이 갑자기 내 가슴 위쪽을 아주 세게 밀치고 지나간 적이 있다.

느낌으로 발달 문제가 있구나 싶어 그냥 넘어갔던 일이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타격이었고 꽤나 아팠기에 아직도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슴 한구석에서는 화도 났.


'약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누구한테 사과를 받아야 하지?' '니지. 앞으로는 저런 사람이 보이면 미리 거리를 두고 피하자.'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러한 돌발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적이 없는 사람들도 '행여 내가 당할까 싶어' 미리 견제하고 방어한다.

ASD 관련 기사나 영상을 보면 베스트 댓글, 것도 압도적 수의 공감을 받는 글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영화 '아톤'에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린 장면이 있다.

엄마가 자폐를 가진 주인공과 잠시 떨어진 사이, 주인공이 어떤 여자의 얼룩말 치마를 만져 남자의 주먹에 맞게 된다. 나중에 이를 본 엄마가 남자와 대치 상태가 되자 주인공이 스스로 "우리 아이에게는 자폐가 있어요!"라고 외치는 장면이다.


슬픈 장면이지만 얼룩말 치마를 입은 여자는 피해자가 맞다.(남자의 폭력이 정당화되는 건 절대 아니다.)

잔인하지만, 엄마가 주인공과 떨어진 것은 잘못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는 핑계일 뿐, '제가 안 되는' 덩치 큰 자폐 성인을 밖에 혼자 두었으니까.


하지만, 엄마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날이 수록 감당기 어려워진다.

부모는 늙어 힘이 약해지고, 아이는 자라 힘이 세지니까..

그래서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ASD가 아니어도 삶이 힘든 이들은 그런 곳에 세금이 쓰이는 것이 억울하다.

'네가 낳았잖아.'

'집에서 안 나오게 하면 되잖아.'

심지어는 '안락사' 시키라는 말도 나온다.


사실 ASD가 다 돌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통계상 피해를 주는 경우보다는 피해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에서는 이를 통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ABA와 같은 행동 수정 요법으로 말이다.

우주는 돌발 '행동'은 하지 않지만, 상대가 기분 나쁠 수 있는 필터링 안 된 '말'을 하기 때문에 언어 치료 더욱 매진한다.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하고, 예민한 '감각'은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에 모두에게 통용되 건 아니다.


다수가 잔인한 말로 자살을 강요한다.

실제 ASD와 가족의 자살률은 높다...

살고자 한다면 국가의 도움이 절실할 뿐이다.


ASD가 아니어도 힘든 사람들이 많아졌다.

20년 전보다 분명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은 늘었는데, 기술의 발달이 수명은 늘렸을지언정 행복의 상한선이 오르는 걸 막지는 못하나 보다.

결국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상과 문화, 관점과 시선을 바꿔야 한다.

사람들이 행복해져야 한다.

작고 소소한 것에도 말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 같다.

아이를 등원시키려 주차하면, 주차장에 국산차는 한대뿐이다. 바로 내 차량이다.

다들 여유가 있어 외제차를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엄마와 친해져 오래 이야기를 나누며 알았다. 차는 빚을 내어 샀고, 요즘 사업이 잘 안 되어 아이 원비 내기도 벅차다 것이다


나는 인스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하면서 프사에 올릴 사진을 고민하다가, 평소에 잘 가지도 않던 곳에서 사진만 찍고 온 적이 있다.

한번 신경 쓰면 끝이 없겠다 싶어 찍은 사진을 프사로 올리지 않았고, 아직까지 프사는 비어있다.


글을 쓰다 보니 자꾸 딴 길로 새는 것 같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이다.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소소한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을 조금만 너그럽게 바라봐세요."



이전 10화아이의 행복이 아닌 우리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