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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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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혁 May 05. 2020

두 주인공

어릴 때부터 정말 수많은 영화를 보며 자랐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엔 역시 '나 홀로 집에'를 봤어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영화에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죠.  

심지어 투박한 액션영화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만나서 

썸을 타고, 밀당을 하고, 티격태격하고, 그러다 격렬한 사랑에 빠지곤 하니까요.   


영화 속 운명적 사랑을 접할 때마다 난 상반된 생각을 하곤 했어요.  


1. 천사 나 : "그래, 저렇게 아름다운 사랑이 현실에도 존재하니까 저런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거야."

2. 악마 나 : "저건 영화니까 가능한 거지. 현실에 저런 사랑은 절대 존재할 수 없어. 다 거짓말이야!" 


왜 내 안의 천사와 악마는 오랫동안 싸워야만 했을까요?

영화를 사랑한 '할리우드 키드'였던 내게 정작 영화 같은 사랑이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같은 사랑을 함께 만들어갈 진정한 주인공을 만나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4월 14일 저녁, 동부이촌동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죠.

그대를 만나자마자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주인공임을 직감했다고 말한다면, 

나는 피노키오의 절친이 되고 말 거예요. 

첫인상에서 느낀 강한 호감은 성질 급한 봄꽃처럼 시들어 버리기도 하니

호감에서 나아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격려해주고,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지켜주며 신뢰를 쌓는 과정도 필요했겠지요. 

2018년 4월 14일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 내겐 완벽한 확신을 주었어요. 


그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유일한 주인공입니다.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이 된다는 걸 알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아껴주고 사랑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대가 내 옆을 지켜주었기에 나는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을 거예요.

우리는 행복한 로맨틱 코미디와 감동적인 멜로 영화에만 출연할 순 없겠죠. 

한껏 삶을 즐기며 안도의 순간을 보낼 때, 갑자기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심지어 공포나 스릴러 영화와 만날지도 몰라요.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어떤 영화든 우리가 늘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겠죠.


앞으로도 언제나 그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유일한 주인공입니다.

우리가 주연인 영화 속에서 늘 함께 행복하면 참 좋겠어요.

그 어떤 순간에도 늘 서로의 곁을 지켜주면 참 좋겠어요. 

섣불리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보다는 사랑으로 충만한 하루하루가 모여 영원이 되도록

모든 순간순간 그대를 열렬히 사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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