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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SIS Dec 05. 2018

시골 현장을 맞이하는 자세

SUNNYSIDEBOX : 따듯한 햇살이 비추는 집 

"

시골 생활



몇몇의 사람들은 의심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뼛속까지 서울 태생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아온 것은 물론 명절이면 가끔 가는 친가와 외가댁 모두 이곳에 있으니 우리에게 시골 환경은 그리 친숙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보내야 하는 곳이 양평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도 나름 경기도 지역에 속한 곳이라 도시와 별 차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이곳은 편의점과 카페 하나조차도 보이지 않는 지나친 시골이다. 8시가 넘으면 동네가 암흑으로 바뀌니 더 이상 얼마나 시골인지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앞으로 3개월 정도는 이곳에서 생활해야 한다. 밤 12시가 넘어서면 맥주를 살 수 없는 것과 눈 앞에서 날아다니는 벌레 때들은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두려움이 있지만, 튼튼한 어깨를 무기 삼아 잘 해쳐나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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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라고 말하지 않았니? 양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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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경험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경기도라고 해서 모두 도시환경은 아니라는 것을... 살면서 참 낳은 것들을 배운다.






비추는 조명은 햇살뿐


지금은 비록 비루해 보이는 창고 같은 건물이 90세가 넘으신 할머님이 앞으로 거주하게  될 집이다. 이른 아침 새벽안개 가르며 현장을 둘러보시고 구석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내게 말해 주신다. "죽기 전에 마지막 집이니까, 잘 부탁해요." 너무나 큰 어르신이 진심으로 건네는 말에 말 못 할 감정이 차 오른다. 내 평생 삶의 끝이 보이는 누군가의 마지막 집을 지어줄 수 있을까? 부담감과 설렘이 공존하는 순간이다. 잘하고 싶다. 지금은 조명하나 비추지 않는 초라한 창고지만, 낮에는 햇살이 넘쳐흐르고 밤에는 달빛이 거실까지 감싸는 그런 따듯한 집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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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달빛

따듯함이 있는 그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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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아침마다 방문하시는 할머님의 눈빛으로 나에게 말을 건네신다. 

' 고마워요 '













Design  :  Starsis

Designer :  Han Sunny  /  Yi Hyejin / Park Hyunhee 

Location :  181-1, Baekdong-gil, Danwol-myeon, Yangpyeong-gun, Gyeonggi-do

Building Area:  78 sqm

Construction  :  Starsis

Photographer :  Mr.ssam

Article : Mr.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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