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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멘붕이었다. 제주에 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한눈에 반했던 땅을 계약하고 시작되어진 드렌도트의 첫 발. 부푼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첫 설계의 실패 후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걷다 일상작업실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설계가 시작되었고 우리를 만나 하나씩 다듬어 갔던 프로젝트. 에피소드가 많았던 드렌도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제주의 정서가 담긴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고 싶다? 라는 거대한 포부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예전부터 이곳은 제주인 것이다. 5년째 살고 있는 제주 초년생인 나로서는 이곳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것이 많기에 조용히 숨죽여 제주에 녹아들고 싶었다. 키를 낮추고 남몰래 찾아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제주도. 나에게 이곳은 그런 곳이고, 드렌도트 또한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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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건축주와 우리의 호칭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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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팀장님, 임팀장님, 진경님(건축주님을 요즘 주님이라 부른다.) 우리는 상하, 갑을 관계가 아닌 “우리”라는 방식으로 꽤 괜찮은 건축을 하고 싶었다. 허세가 짙은 거추장스러움을 다 걷어내고 우리 모두는 담백해지고 싶었다. 모두의 생각이기에 드렌도트는 담백하게 지어졌다.
지금은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내어주는 용도를 변경되었지만, 원래는 주님이라고 불리는 진경님이 거주할 집이었다. 그래서 진경님의 모습이 여기저기 담겨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첫 설계가 시작되었을 때가 2015년이니 그때부터 준비를 차근차근 해온 터라 오랫동안 아껴 두었던 빈티지 한 조명들이 그 가치가 빛날 수 있도록 제 역할에 맞는 공간에서 빛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조명 외에 아주 작은 생각들이 더해져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한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이다.
예쁘죠? 의 강요
매일 매번! 하루에도 수차례 8/1 – 8/4 공간을 보고 있으면 나에게 묻는다. “예쁘죠” 무엇이 그리 예쁘다는 건지 이제는 물어보기 전에 대답해 버린다. 예쁘다고 해줘야 더 이상 묻지 않는 진경님이다. 그 기준이 저마다 다른 개취가 있기에 나는 당당하게 말한다. “저는 안 예쁨이다.” 하지만 주님의 취향이니까 존중합니다. 사실 나는 예쁘기보다는 편안하고, 고즈넉하다고 생각하지만 애써 뒷말에 붙이지 않았다.
이런저런 소품들을 적용해보고, 다양한 각도로 배치해도보고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볼륨을 느끼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단계에서 마무리단계까지 고민이 많이 되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담백하고 편안하지만 숨은그림찾기 하는듯 소박한 재미들이 숨어있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Architects : 일상작업실 ㅣ 스타시스
Architects in charge : 유지은 ㅣ 임희준 ㅣ 최광호
Location : 246, Aewon-ro, Aewol-eup, Jeju-si, Jeju-do
Building Area: 724.2 sqm
Total Area: 1207.0 sqm
Construction : Starsis
Photographer : Hong seokgyu
Project Year : 2018
Article : Mr.ssam